청동기시대의 생업도구인 마제석기는 요령지역의 점토대토기 문화가 유입됨에 따라 점차 쇠퇴하게 된 다. 점토대토기 문화의 파급경로와 유입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지만, 이로 인해 나타나는 한국식 동검문화의 성립, 원형점토대토기의 사용, 지석묘의 소멸과 목관묘의 등장, 마제석기의 쇠퇴 등 문화적 변 화는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금속제 도구의 등장은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마제석기 소멸의 직접적 인 요인은 삼각형점토대 문화와 관련된 전국계 철기문화이다. 본고는 철기문화의 출현이 명확한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점토대옹의 발생순서에 따라 원형점토대토기 단 계(Ⅰ기), 원형점토대토기와 삼각형점토대토기가 공반되는 단계(Ⅱ기), 원형점토대토기가 소멸되고 삼각형 점토대토기만 보이는 단계(Ⅲ기), 삼각형점토대토기와 와질토기가 공반되는 단계(Ⅳ기)로 설정하고, 마제 석기를 대체하는 금속기는 기왕의 연구성과를 통하여 석검→세형동검·철검, 석촉→철촉, 석부→철부, 석착 →철착·철사, 석겸·반월형석도→철겸으로 파악하였다. Ⅰ기는 B.C. 4C 말∼B.C. 3C 후엽으로 유(무)경식석검, 평기식무경촉, 합인석부, 편평편인석부, 주상편 인석부, 주형석도, 석겸 등 다양한 석기가 공존하며 세형동검의 등장으로 석검은 쇠퇴기에 접어든다. Ⅱ기 는 B.C. 2C 전엽∼B.C. 2C 중엽까지로 전국계 철기가 유입되는 단계로서 Ⅰ기에 비해 마제석기의 수량이 급감한다. Ⅲ기는 B.C. 2C 후엽∼B.C. 1C 전엽까지로 주상편인석부·유구석부→판상·주조철부, 석착→ 철착·철사, 석도·석겸→철겸으로 대체된다. Ⅳ기는 B.C. 1C 중엽∼B.C. 1C 후엽까지로 와질토기가 등 장하는 시기로서 석촉→철촉, 합인석부·편평편인석부→판상·단조철부로 바뀐다. 늦어도 기원 전후를 기 점으로 지석, 연석 등을 제외한 대부분 기종의 석기가 철기로 대체된다.
영남지역의 청동기시대 취락은 크게 낙동강 중류를 중심으로 한 영남내륙지역, 태화강·형산강유역 및 동해안을 중심으로 한 영남동남부지역, 낙동강하류 및 남해안을 중심으로 한 영남남부지역으로 3개의 지역군으로 구분된다. 이들 지역군의 청동기문화는 재지문화와 새롭게 유입되는 송국리문화와 접변하면서 점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영남지역의 마제석촉은 경부의 유무와 형태에 따라 크게 무경식(Ⅰ류), 이단경식(Ⅱ류), 일단경식(Ⅲ류)로 구분되며, 총길이, 총길이/촉신폭, 촉신부의 형태, 경부의 단면형태, 촉신하단부형태 등의 제속성을 기준으로 여러 가지의 형식으로 나누어진다. 영남지역의 마제석촉은 무경식→이단경식→일단경식의 변화가 인정되며, 그 형식변화는 지역군별로 차이를 보인다. 이는 재지문화와 송국리문화의 접변과 확산과정으로 설명된다. 마제석촉의 형식변화와 주거지의 구조, 심발형토기의 변화 등의 조합을 통한 영남지역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분석대상에서 제외된 미사리유형과 가락동유형의 주거지(Ⅰ기)와 원형점토대토기단계의 주거지(Ⅵ기)를 포함하여 모두 6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단계별 시기는 방사성탄소연대를 참고하면, Ⅰ기는 전기 전엽(B.C. 15세기~B.C. 13세기), Ⅱ기는 전기 중엽(B.C. 13세기~B.C. 10세기), Ⅲ기는 전기 후엽(B.C. 10세기~B.C. 9세기), Ⅳ기는 중기 전반(B.C. 9세기~B.C. 8세기), Ⅴ기는 중기 후반(B.C. 8세기~B.C. 4세기), Ⅵ기는 후기(B.C. 4세기)으로 편년할 수 있다. Ⅳ기는 청동기시대 전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단계로 영남지역에 송국리문화가 유입되며, 석촉은 ⅢA1a식이 소멸되고 ⅢA1b식, ⅢA2b식이 출현하는 시점이다. Ⅳ기에 유입되는 송국리문화는 영남내륙지역과 영남남부지역부터 확산되는데, 영남동남부지역에는 전기의 재지문화 즉, 역삼동유형, 흔암리유형을 계승하여 보수성이 강한 검단리유형을 형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