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외르크 임멘도르프(Jörg Immendorff, 1945-2007)의 회화 <카페 도이칠랜 드 Café Deutschland>(1978-1982) 연작에 나타난 임멘도르프의 자화상을 통해 당대 독 일의 시대상을 알아 볼 수 있는 연구이다. 임멘도르프는 독일 서독 태생의 작가이며 신 표현주의(Neo-expressionism) 화파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임멘도르프는 뒤셀도르프 아 카데미(Düsseldorff Academy)시절 스승인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로부 터 서독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의 지배에 대한 비판의식에 강한 자극을 받아 서독 자본주 의 이면에 팽배한 모순적 현상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이러한 의식 아래 임멘도르프는 정형화된 예술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기존 사회 체제를 비판하는 반(反)예술 성향의 사 회 운동가적 퍼포먼스를 펼치며 대중사회에 자신의 이념을 전달하였다. 또한 임멘도르 프는 분단된 독일 사회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1976년부터 동독 작가 펭크(A.R.Penck, 1939-)와 교류하게 되었다. 이후 1978년을 기점으로 회화 <카페 도이칠랜드>에서 냉전 후 동독과 서독으로 분리된 혼란한 독일의 모습을 혼잡한 카페(café)라는 독일 사회의 축소판으로 설정하였다. 이렇듯 임멘도르프는 사회적 문제점들을 다양한 상징적 요소들 을 사용함으로써 예술이 사회 변혁을 이룰 수 있는 도구로 보았으며, 예술과 사회가 통 합된 삶을 이룩하기를 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예술가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임멘도르프는 <카페 도이칠랜드>의 역사적 함의를 강조하기위해 실제 당대 독일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겪은 본인의 자화상을 다양한 모습으로 <카페 도이칠랜드>에 표현했 다. 이와 같은 점은 <카페 도이칠랜드>가 시대상을 투영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가지는 동시에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임멘도르프 개인의 일대기적인 회화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임멘도르프는 <카페 도이칠랜드>에 다양한 본인의 자화상을 직접적으로 화면에 등장시킴으로써 그가 예술가로서 실행할 수 있는 정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고심과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모습들을 캔버스에 생생히 표출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