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독 에반스는 단편집 『마이 피플』을 통하여 웨일즈 인들의 삶을 지배해 왔던 비국교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웨일즈의 신앙과 문화, 관습을 비판적으 로 인식했던 20세기 웨일즈 문학의 선두주자로 평가되는 에반스는 비국교주의 의 타락을 작품의 주제로 삼아, 가부장적인 남성신을 섬기는 율법 중심의 폐쇄 적인 공동체를 그려내었다. 『마이 피플』에서 그의 비판 대상은 예배당의 목사 와 장로들뿐만 아니라 예배당 중심의 공동체 바깥에 위치한 거짓 예언자와 가 난한 노파에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모두 구약적인 세계관에 근거하여 성경과 말 씀을 문자 그대로 고수하거나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오역 하는 잘못을 저지른다. 성경의 자유로운 해석을 그 존재의 근거로 시작되었던 웨일즈의 비국교주의는 웨일즈인의 선민의식과 율법주의에 기초한 예배당 중심 의 신앙생활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제도화되었고, 공동체 내의 어느 구성원도 비 국교주의의 부정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작품에서 보여준다.
영국의 의회혁명 기간 중에 분리주의자의 한 갈래로 나온 퀘이커리즘은 사제나 종교적 의식을 거부하고 여성의 발언을 허용했던 급진적 종파였다. 퀘이커들이 신봉한 내면의 빛은 그리스도로부터 나온 것으로 여겼기에, 교회에서 여성의 발언 역시 내면의 빛에 기초한 예언으로 간주되었다. 이 논문은 퀘이커리즘의 초창기에 쓰여진 여성들의 소책자를 중심으로 여성의 발언권에 대한 옹호를 살펴보고자 한다. 소책자들은 퀘이커리즘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의 교리의 정당함을 알리는 동시에 여성들의 발언권에 대한 옹호를 펴고 있다. 소책자는 공통적으로 여성의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자신을 예언자의 위치에 놓으며, 성경의 구절을 들어 교회의 관습으로 내려온 여성에 대한 침묵의 강요를 반박한다. 발언권에서 남녀의 차별을 없애는 데 주력한 나머지 개인으로서의 여성의 고유한 목소리를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문제점은 지적할 수 있으나, 퀘이커 여성들의 소책자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문학에서 여성 작가의 활동이 시작되던 17세기의 상황과 궤를 같이 하여 다루어볼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