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瞻慕堂 林芸의 한시 가운데 脫俗的 詩世界를 고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첨모당 한시의 배경에 대해 우선 살펴보았다. 첨모당은 시를 매우 좋아 하였고, 자연의 景物을 만나면 흥이 일어 시를 읊었다. 이러한 시는 자신의 학문세 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사물에 자신의 삶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회 포를 담아 노래한 것이 많다. 특히 그는 자신의 현실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이에 대한 생각을 시에 담아 내었고, 특히 속세를 벗어나 산수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읊었다. 첨모당 시의 커다란 특징은 탈속의 興趣를 읊은 것이라 하겠는 데, 이러한 탈속적 시세계는 대략 네 가지 층위로 말할 수 있다.
첫째는 世俗의 먼지를 떠나고자 하였다. 첨모당은 紅塵의 번잡함과 시끄러움을 피하여 산수 가운데 隱居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성향에 대해 자신이 자연을 탐하는 것이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세상을 떠나고자 하는 마음이 깊었다고 하였다.
두 번째는 山水에 대한 흥취가 병이 되었다고 하였다. 그는 자연을 좋아하여 가는 곳마다 좋은 경물을 찾아 유람하는 고상한 흥취가 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하다 보니 산야에서의 흥취가 병이 되어 어쩔 수 없게 되었다고 했다. 산에 오르는 일은 좋고 나쁘고를 떠나 어찌할 수 없는 病癖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시와 술로 미친척하며 살아갔다고 하였다. 그는 속세를 떠나고 산수 자 연을 찾아 다녀도 이것으로 마음의 회한을 모두 풀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술을 좋아하였고, 술을 아무리 먹어도 실수를 하는 데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했다.
네 번째는 人間世上에 절로 神仙世界가 있다고 했다. 몇 몇 유자들의 경우처럼 첨 모당도 신선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대부분 경치가 좋은 곳으로 자신이 있는 공간이 바로 신선세계라는 인식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네 가지는 모두 첨모당 시의 중심축을 이루면서 탈속적인 시세계의 구체 적 양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첨모당 한시의 특징을 개괄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할 것 이다.
조선시대 관인의 생활은 격무에 시달리는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관인들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탈속의지를 항상 표출하였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귀거래하지 못하는 처지를 하소연하기도 했고, 여가에 가까운 산수를 찾아 잠시나마 탈속의 기분을 즐기며 돌아왔다.
관인들이 탈속을 즐기기 위해 가장 많이 선호한 공간은 산수였고, 유람을 통해서였다. 연속적인 스트레스에 골몰했던 관인들은 산수벽을 관념처럼 지니고 살았다. 번다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에 귀의하여 자적하는 安分의 삶을 이상으로 여겼다. 관인들의 산수유람 열망은 매우 컸다. 잠시라도 기회가 생기면 산수를 유람하며 탈속의 기분을 즐겼고, 그 기분을 잊지 못하여 또 다시 유람하고자 하는 유람벽으로 이어졌다.
관인들의 유람벽을 더욱 깊게 만들었던 산 중의 하나는 신선세계로 유명했던 지리산이었다. 관인들이 탈속의 기분을 즐기기에 지리산만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공무에 바쁜 관인들에게 지리산은 쉽게 유람할 수 있는 산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지리산과 접해있는 군현의 수령으로 부임하거나 공무 차 지날 기회에 짧게나마 유람하고, 평생의 숙원처럼 여기며 갈망했던 지리산 유람의 積翠를 풀었다. 하지만 지리산은 몇 일만에 모두 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관인들의 지리산 유람은 늘 아쉬운 소회로 남았고, 언젠가 또 찾아야겠다는 유람벽을 다시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