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수난곡》의 고찰을 통해서 교회음악 작곡가 발다사레 갈루피의 한 면모를 들여다 보고자 하는 본 논문은 이 전례음악 작품에 16세기 후반기 및 17세기 초의 이탈리아 수난곡 전통이 스며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그 전통은 작곡가의 고유 양식을 통해 현실화된 것이 다. 다채롭고 긴장감을 잃지 않는 작곡기법, 오페라에서 유래하는 요소들, 가사의 외적 · 내 적 의미 및 내용에 상응할 뿐 아니라 그 의미와 내용을 섬세하게 돋아주는 음악적 효과 등이 갈루피의 고유 양식으로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갈루피에게 전통은 과거의 유산에 그치는 것 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로워져야하는 생동하는 음악적 실제의 일부였다. 즉, 갈루피가 보여 주는 ‘새로운 것들’은 이미 존재하는 음악적 수단들의 섬세한 변화와 개성적 취급을 통해 전 통으로부터 생겨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