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920년대 천도교 기관지 『개벽』에 실린 시편을 중심으로 김소월과 동 학(천도교) 사상 사이의 관계를 밝히고자 하였다. 김소월이 『개벽』에 발표한 산 문시 자리 는 동학의 범신론적 세계관을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도의 우파니샤드 철학을 바탕을 둔 타고르의 시편은 ‘님’을 초월적인 신 격으로 보고 현실을 해탈의 대상으로 보는 반면에, 김소월의 산문시는 ‘님’을 인 간에 내재한 생성 원리로 보고 현실의 삶 자체를 긍정한다. 소월의 깁흔구멍 에 서 ‘님’은 생성 원리로서의 천(天)과 가깝다. 이 작품에서 천(天)은 인간의 삶을 초월하여 있는 존재가 아니라, 모든 인간[人]의 마음속에 내재[乃]한는 존재로 그려진다. 김소월이 『개벽』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시 신앙(信仰) 에서도 ‘신 (神)’은 모든 인간의 가슴속에 내재하여 있는 존재라고 하며, 생명 자체를 긍정 하는 힘이라고 하였다. 『개벽』에 소월이 처음으로 발표한 동시(童詩)들은 ‘봄’ 의 기호를 등장시키는 동시에 대립적 요소의 결합이라는 시적 기법을 활용함으 로써, 단순한 언어를 통하여 생성 원리 자체를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