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방글라데시 출신 결혼이주민 남성의 가정을 중심으로 그 구성원들의 삶과 교육에 대한 내러티브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를 통해 방글라데시 출신 결혼 이주민 남성이 속한 국제결혼가정의 삶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해당 부부는 낭만적 연애를 통해 결혼에 이르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주변인들의 반대와 편견, 제도적 무관심을 겪고 있었다. 부부는 경제적 곤란과 차별적 시선을 겪으면서도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고 있었으며 이주민 공동체와 방글라데시의 친족적 연망 속에서 초국가적 삶을 살고 있었다. 가족 구성원들은 모두 이중언어 사용자였으며, 부분적으로 이슬람 전통과 문화를 체화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또 한국 거주가 길어짐에 따라 이주민 남성은 한국에서의 영구 거주를 결심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이 연구를 통해 방글라데시 출신 결혼이주민 남성이 속한 국제결혼가정의 교육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해당 가정의 부부는 다문화적 배경에 대해 개방적 태도를 취하고 있었으며 자녀들이 차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지각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배우자 여성은 자녀들에게 아버지의 권위와 역할을 강조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종교적, 문화적 전통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남편을 지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해당 여성은 자녀들이 다문화에 대한 한국사회의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내면화하지 않도록 자신부터 이러한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였다. 이상을 기초로 방글라데시 출신 결혼이주민 남성이 속한 국제결혼가정의 이주경제적 맥락, 문화적 맥락, 사회적 맥락, 가정적 맥락과 그 구성원들의 삶과 교육의 관련에 대해 논의하였다. 아울러 부계 국제결혼가정 및 다문화 일반에 관한 정책적, 학술적,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이 글은 2009년 한국인간식물환경학회에서 개최하는 ‘다문화가정(이주여성)의 현황 및 이들을 위한 원예치료’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위해 준비되었다. 학회의 강연 제안을 받았을 때 인류학, 여성학, 사회학, 사회복지학 등의 인문사회과학분야가 아닌 영역에서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이 새로우면서도 한편, 얼마나 우리 사회가 다문화로 인해 다양한 사고와 행위의 주체가 되었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1991년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이주노동자의 합법적인 입국을 허락하기 전까지 전형적인 인력 송출국이었다. 1902년 하와이 사탕수수밭으로 이주하였던 최초의 조선인 미주이민단 212명을 비롯하여 일본제국주의 침략기 동안 만주와 사할린으로 이주한 수많은 동포들, 1960년대와 70년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 베트남전의 군인, 중동지역의 건설노동자, 일본으로 간 여성결혼이민자 등 정치적 · 경제적 이유로 이주한 우리 국민의 규모는 엄청났다(김영란,2008:106). 그러나 지금 우리 국민 중에서 정치적 망명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국내로 돈을 벌어오기 위해 이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자녀교육을 위한 이민이나 혹은 더 나은 선진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이민 등 생존을 위한 이주가 아니라 자기발전을 위한 자발적 이주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와 반대로 지금 국내에서는 과거 우리처럼 생존을 위해 이주해 온 외국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에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의 수가 드디어 100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주민등록인구의 2%를 차지하였으며(정귀순,2008:203), 현재까지도 그 수는 증가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는 일본과 더불어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인력송입국으로 급격히 변모하였다. 더불어 국내 체류 외국인 중 일정기간 동안 노동력을 제공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계약직 외국인 노동자와는 달리, 혼인이라는 법적 과정을 거쳐 평생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살기로 결정한 결혼이주여성의 등장으로 인해 단일민족의 순수혈동의 우월성을 믿어왔던 사람들은 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급속한 다문화사회로의 변화를 준비하지 못한 한국사회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우리와 자신과 동질적이지 않은 타인을 존중하는데 서투르며, 오히려 소외, 무시, 갈등 등 왜곡된 관계맺기를 하였다. 따라서 곳곳에서 이주자들에 대한 차별대우와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을 받을 만한 폭력사건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이런 문제들은 신문기사를 넘어 연구자들과 정부에 고민을 안겨주었고, 결국 대대적인 실태조사와 구체적 사안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국가의 법과 제도를 바꾸거나 새로이 만들며,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각계 각층에서 급격히 대응하고 있다. 이 글은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들을 모아서 다문화가정과 결혼이주여성에 대해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준비되었다. 즉 저자는 이 글을 통해 학문적 주장을 펼치기 보다는 정보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또한 저자는 가능하면 이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왜곡하거나 편파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본 글은 저자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문화와 결혼이주여성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내용-관점, 현황, 연구경향, 실제적 삶, 정책과 서비스-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결혼이주여성의 삶은 결혼동기부터 시작하여 결혼과정, 가정형성, 자녀출산과 양육,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국적취득, 디아스포라에 이르는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결혼이주여성에 관한 가능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시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