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대상으로 하여 다문화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기 술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분석을 시도하였다. 교과서가 실현하고 있는 다문화 관련 내 용들이 다문화를 어떤 방향으로 구현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국어교육에서 인식하고 있는 다문화관련 담론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비판적 담론의 관점에서 다문화 관련 담론의 기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2009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개발된 중학교 국어 교과서 13종, 고등학교 국어교과서 11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는 교육과정 내의 다문화 담론을 분석하고, 그를 통해 교과서를 분석할 관점과 방법을 도출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특히 다문화성을 논의할 수 있는 핵심으로 설 정된 타자의 문제에 중점을 두고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결과 동일시에 가까운 타자는 한 정된 존재로 규정되어 있었고, 의도적 거리두기의 대상으로 설정된 존재는 그 거리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기술되어 있었다. 또한 기존의 규범과 질서를 강조하고 그것이 지켜지는 범주 속에서 다문화 담론이 이야기되고 있었다. 즉 ‘우리’라는 다수의 편향된 시각이 바라보는 ‘그들’로 다문화가 설정되어 있는 문제가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다문화 가정을 소재로 한 텔레비전 휴먼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어떠한 담론이 구성되고 있는지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EBS의 <다문화 고부 열전>을 대상으로 이야기의 서사 구조와 전략을 분석하였다. 인물의 제시 방식과 부재, 이야기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담화의 서술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다문화 주체들을 표상하는 방식과 미디어가 제시하는 다문화 가치를 파악하였다. 각 에피소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두 여성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평면적으로 그려져 있거나 부재하고 있었다. 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지켜야 할 책임이 여성에게 있음을 내포한다. 담화의 서술행위에서는 며느리를 ‘외부자’, ‘떠나온 자’, ‘정착한 자’로, 시어머니를 ‘지지자’, ‘반대자’, ‘동행자’로 담론을 형성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한국사회가 이주민 혹은 여성을 바라보는 편향이 매개 되어 있다. 또한, 내레이터를 통해 이 담론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연구는 미디어의 다문화 담론분석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의 다문화 담론의 방향성에 대해 조명해 보았다. 세계화시대 다문화 담론은 전 세계적인 핵심 논제가 되고 있다. 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문화 정책이나 다문화주의에 대한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이러한 논의들이 어떤 방향으로 초점화되고 있으며, 진행되고 있는지를『조선일보』기획기사 분석을 통해 시도했다. 이 분석을 위해 비판적 담론분석 방법과 텍스트언어학이론 등을 활용하여, 신문기사의 구조에 따라 담론을 분석하였다. 미디어에서 생산된 담론은 하나의 개념으로 정립되고, 다른 유사 담론으로 재생산되며 사회적 담론으로 규정되는 성격이 있다. 따라서 미디어가 규정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담론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다문화 담론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렌즈가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미디어에 조명된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관점을 분석하였다. 연구의 결과 현재 한국의 다문화 담론은 크게 보수적 다문화 담론, 공공의 다문화 담론, 비판적 다문화 담론 세 가지로 논의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세 가지 담론은 지금 현시점에서 확인되고 있는 현실의 다문화 사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상적 다문화 사회,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관점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지난 40여 년간 미국의 공동체 벽화는 마을의 골목길을 이야기 거리, 볼 거리로 채우면서 주민과 함께 했고 그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해왔다. 특히 ‘치카노 벽화운동’은 1960년대 후반 민권운동의 예술적 기수 역할을 하였으며, 미술이 어떻게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한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을 재규정해내는 데 적극 기여할 수 있는 지 보여준 사례였다. 본 연구는 생존하는 가장 대표적인 벽화가로 알려진 주디 바카(Judy Baca)의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면서, 그녀가 어떻게 민족중심적이었던 공동체 벽화를 다문화적 함의를 구현하는 작업으로 전환시켜 갔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어떻게 초국가적인 시선으로 미술의 지평을 확장시켜 왔는지 고찰한다. 한편 학교밖 교육으로서 지역 청소년의 미술과 역사 교육에 획기적인 전례를 만들었던 <거대한 벽>의 작업 진행 방식의 특징과 의의도 짚어본다. 세계 최장(最長) 벽화인 <로스앤젤레스의 거대한 벽>(1976-1984)은 바카의 진두지휘아래 40명의 민속 사학자, 400여 명의 치카노계, 흑인계, 동양계, 백인 청소년 등이 협업하여 캘리포니아의 역사를 다양한 소수민 관점에서 그려낸 작업이다. 이는 치카노, 흑인 중심 등의 분리주의적인 민권예술운동을 종식하고 인종 간, 민족 간의 이해와 협력을 모색함으로써 다문화주의를 최초로 구현했던 기념비적인 벽화였다. 한편 바카는 그룹간 문화적 편견을 없애고 협력하여 작업하는 과정을 중요시 여겼기에, 여러 학교밖 교육적 방식을 고안하여 적용했다. 참여 학생들은 단결하여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려갔고 그 후 그들이 미국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학교 수업이 아니라 <거대한 벽>을 통해서였다고 말할 정도로 이는 획기적이고 성공적이었던 프로젝트였다. 바카가 1987년 경 착수한 <세계의 벽: 공포 없는 미래를 향하여>는 초국가적 시각을 반영하는 벽화이다. 벽화의 내용은 각 국가의 특수한 역사를 재고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비폭력적 저항과 인류의 화합과 균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보다 코즈모폴리터니즘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한편 이 작품은 바카가 그린 패널들이 러시아, 멕시코 등 여러 국가로 이동하면서 그 지역의 작가들이 새로 그린 패널이 부가되는 방식으로 전시되어 오고 있다. 각 지역마다 다른 내용과 작업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에, <거대한 벽>만큼 참여 학생들을 위한 구체적인 교육적 방식이 적용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거대한 벽>이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미국적’ 정체성을 재규정하는 다문화주의적 담론을 대변한다면, <세계의 벽>은 미술을 통해 전지구적 차원에서 대화하고 교류함으로써 인종, 민족, 국가 간의 경계에 대해 질문하고 반목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보다 확장적인 시도이며, 초국가주의 시대의 다문화주의가 발전해 가야할 방향을 시사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