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독립을 추구하는 방법으로 민족주의자들과는 달리 예이츠는 비폭력적이고 문화적인 방법을 취했다. 초기의 아르카디아와 인도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 벗어나 고대 켈트족의 영웅 전설을 작품화한 장시『어쉰의 방랑』은 예이츠 문학 일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다. 어쉰이라는 고대 켈트족 영웅 이미지를 완성하기 위해면서 예이츠는 세 가지 켈트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첫째로, 고대 아일랜드의 영웅의 일화를 다룸으로써 민족의 단합과 고대 켈트족의 가치 부활을 시도했다. 둘째로, 아일랜드의 자연을 부각시키면서 자연과 민족성 및 종교를 연관시키고 있다. 셋째로, 고대 아일랜드의 영광을 부활시키는 수단으로 음악성을 강조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켈트족 영웅인 주인공 어쉰에게 시인 자신을 투영시켜 조국 독립을 위한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한 것이다. 예이츠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고대 켈트족 음영시인(바드)의 전통을 이어받아 용사이자 시인인 어쉰의 묘사와 예를 통해 조국을 재 건설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되살리려고 시도하고 있다.
정철과 박목월 시에 등장하는 방랑자는 인간의 마지막 피난처인 자연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긍정적 시각으로 보면 이들은 자연에 매우 잘 순응하는 사람들이다. 동시에 부정적 측면으로 보면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와 방랑하는 이유를 드러내지 않을 뿐 아니라 방랑의 원인인 갈등이나 억압에 대해 전혀 저항하지 못하는 극단적 도피자일 수 있다. 그러나 예이츠와 히니 시의 방랑자들은 그들이 누구인지 왜 방랑하고 있는지를 밝히고 저항한다. 예이츠는 앵글로 아이리시 영웅으로의 저항 정신을 그의 방랑 시에서 드러냈다. 이것은 자신을 오신, 쿠훌린및 오이디푸스 같은 영웅과 자신을 동일시 한데서도 증명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히니는 순례의 섬이나 방황하는 스위니를 통해서 종교의 권위에 저항해 나락으로 떨어져 방랑해야만 했던 전설의 순례자인 스위니와 자신을 동일시했다. 한편 한국 시와 아일랜드 시에 등장한 방랑자들은 모두 예술혼인 자유를 추구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예이츠의 시에는 사랑과 낭만 아일랜드를 찾아 헤매는 작가의 정신적 방황뿐 아니라 아일랜드 내전 이후의 정치적 방황도 역시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예이츠 시의 화자는 앵글로 아이리시 귀족의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어쉰 및 오이디푸스 등의 영웅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한편 히니는 자신의 시집인 『순례의 섬』, 『스위니의 방랑』 등에서 종교의 권위를 부정해 핍박 받았던 전설의 방랑자 스위니와 자신을 동 일시하면서 거기에 순례의 이미지를 덧붙인다.
스위니의 방랑에서 시인은 과거 얼스터 전쟁터로부터 탈출해 방랑의 길을 택했던 전설의 왕 스위니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순례의 섬에서 시인은 북아일랜드 가톨릭 공동체를 대변하지 못한 죄 의식을 가톨릭의 순례의식에 동참함으로써 치유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을 자세히 읽으면 무엇보다 새로운 형식의 시를 쓰려는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게 된다. 스위니의 방랑은 부일레 수이브네(Buile Suibne) 라는 옛 아일랜드 시를 번역한 번역 시다. 그리고 3부로 구성된 순례의 섬 1부에서는 사물을 소재로 한 글쓰기 자체에 대한 시들이 시도되었고 2부에서도 단테 식의 순례 형식을 취하는 참회의 새로운 시를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3부에서도 시인은 자유로운 방랑 시인의 모드로 새로운 문체의 시를 시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시집에서 시인은 한편으로는 과거의 정치, 종교유산을 인식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 는 그 중압감을 벗어난 자유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형식의 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