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실업·소득급감·소득단절의 고통이 불평등하게 배분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이 다시 한 번 입증되는 나쁜 선례가 생겨날 것이다. 이를 막는 방법은 사회보호 시스템(social protection system)이 적시에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그게 원활치 못한 상황이다. 위기 시 가장 중요하게 작동해야 할 고용안전망과 소득지원체계는 불비하고, 위기 시 상식처럼 통용되는 적극적 재정정책(확장 재정정책)은 재정적 보수주의에 발이 묶여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차원에서만 보자면 한국의 위기관리 및 위기 대응 능력은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 논문은 이런 한국의 사회보호 시스템을 어떻게 진화시킬 수 있을지 그 개혁 전략을 논의하는 데 초점이 있다. 특히 복지정치적 관점에서 어떤 기획이 필요한지 그 구체적인 방안들(프로젝트)을 제안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 단행된 한국 사 회보호 시스템의 보강 조치들(예컨대 전국민 고용보험, 국민취업지원제도)을 톺아보고, 향후 어떤 점들이 보완되어야 하는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의 사회보호 시스템이 그 본연의 기능―‘위기조절기제’이자 ‘사회적 방파제’―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하는 게 최종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