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화와 자율성 고조의 삶에서 통일성과 조화를 이루어내야 하는 오늘의 사회 현상과 조우하듯 현재 교회도 자기의 벽을 허물어 가고 있다. 이 같은 변천과 함께 교회의 본질은 하나(Una)이며 동시에 보편적(Catholica)이라는 주장 하에 오늘의 시대사조에 교회가 창의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에서의 에큐메니컬 운동을 공시적, 통시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것은 시의에 적절한 연구이자 교회 통합의 본질적 의미를 고민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단초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에큐메니컬 운동 측면에서 교회사를 일별하고 있다. 1910년에 시작되어 196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근·현대 에큐메니컬 운동을 살펴보고, 그 시작을 선교 단계에서의 교회 다양성 문제로 규정, 다양성 극복을 위한 교회의 노력을 살펴보았다. 본론의 후반에서는 총 7차에 걸쳐 일어난 에큐메니컬 공의회 개최를 최초의 에큐메니컬 운동의 시작으로 규정하고 그 내용을 고찰해 보았다. 근·현대의 에큐메니컬 운동이 선교에 있어서 다양성 문제점 극복에 천착하였다면, 초기 교회에서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삼위일체론, 신성과 인성의 규정문제, 이콘의 사용 문제 등 교회의 기본이 되는 교리 확립과 전파에 중심을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논문은 WCC를 중심으로 20세기 세계에큐메니칼 운동의 역사와 방향을 평가하고 21세기의 시대의 징조와 신학적 변화를 고찰하고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을 찾는데 기여하려는 목적이 있다. 20세기 현대 에큐메니칼 운동은 선교, 봉사, 신학의 일치에서 WCC의 창립으로 이어 졌고, 그후 현대 에큐메니칼 운동은 교회일치, 정의와 평화, 생명보전의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21세기는 세계기독교의 중심이 남반구로 이동하였고, 경제적 양극화와 다원주의, 문명충돌과 같은 문명전환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서구 기독교가 세운 에큐메니칼 질서가 전반적으로 해체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 결과 세계 에큐메니칼 신학은 생명과 창조, 화해와 치유, 다양성 속에서 문화적 정체성, 삼위일체론적 보편주의를 강조하게 되었다. 과연 세계 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은 자본이 지배하는 이 질서 속에서 성령의 역사를 의지하고 예언자적 특성, 신학적 지성, 지도자들의 도덕성을 회복해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에큐메니칼 운동은 유럽기독교와 비유럽 기독교의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까? 제10차 WCC 부산총회 이후 세계교회는 한국교회가 신학적으로 재정적으로 유럽 교회와 비유럽 교회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교회는 여러 측면에서 쇠락의 징후를 보이고 있어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 쉽지 않다. 향후 10년 동안 한국교회의 영적 에너지를 어떤 곳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