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묘비문(墓碣文)」에 대한 기존 연구가 간과했던 측면의 하나는 산문시가 지닌 문학적, 미학적 특성에 대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루쉰의 사상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개념이 아니라 예술적이고 시적인 형상으로 표현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시화된 철학”이라는 용어로 루쉰의 사상을 개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이런 시화된 철학은 동서양의 철학사 상사에서 일반적 경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있어 온 것이 사실이 다. 시화된 철학이라는 말은 시와 사상, 형상과 개념의 고도의 융합을 가리키는 것이 다. 시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사상, 사상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시, 이런 특이한 시와 사상은 그 예술적, 미학적 특징에 대한 텍스트 분석이 그대로 사상적, 철학적 의미에 대한 해석과 직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의미에서 본고에서는 예술과 사상의 긴밀한 결합에 주목함으로써 「묘비문」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 간과되 거나 해석하기 어려웠던 문제들에 대해 하나의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해 볼 것이다. 따라서 「묘비문」에 대한 텍스트 분석과 사상적 해석을 고도로 융합시키는 것이 이 글의 과제이다.
본 논문은 외르크 임멘도르프(Jörg Immendorff, 1945-2007)의 회화 <카페 도이칠랜 드 Café Deutschland>(1978-1982) 연작에 나타난 임멘도르프의 자화상을 통해 당대 독 일의 시대상을 알아 볼 수 있는 연구이다. 임멘도르프는 독일 서독 태생의 작가이며 신 표현주의(Neo-expressionism) 화파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임멘도르프는 뒤셀도르프 아 카데미(Düsseldorff Academy)시절 스승인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1921-1986)로부 터 서독 자본주의와 물질주의의 지배에 대한 비판의식에 강한 자극을 받아 서독 자본주 의 이면에 팽배한 모순적 현상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이러한 의식 아래 임멘도르프는 정형화된 예술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기존 사회 체제를 비판하는 반(反)예술 성향의 사 회 운동가적 퍼포먼스를 펼치며 대중사회에 자신의 이념을 전달하였다. 또한 임멘도르 프는 분단된 독일 사회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1976년부터 동독 작가 펭크(A.R.Penck, 1939-)와 교류하게 되었다. 이후 1978년을 기점으로 회화 <카페 도이칠랜드>에서 냉전 후 동독과 서독으로 분리된 혼란한 독일의 모습을 혼잡한 카페(café)라는 독일 사회의 축소판으로 설정하였다. 이렇듯 임멘도르프는 사회적 문제점들을 다양한 상징적 요소들 을 사용함으로써 예술이 사회 변혁을 이룰 수 있는 도구로 보았으며, 예술과 사회가 통 합된 삶을 이룩하기를 원하는 일종의 사회적 예술가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임멘도르프는 <카페 도이칠랜드>의 역사적 함의를 강조하기위해 실제 당대 독일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겪은 본인의 자화상을 다양한 모습으로 <카페 도이칠랜드>에 표현했 다. 이와 같은 점은 <카페 도이칠랜드>가 시대상을 투영함으로써 역사적 가치를 가지는 동시에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임멘도르프 개인의 일대기적인 회화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임멘도르프는 <카페 도이칠랜드>에 다양한 본인의 자화상을 직접적으로 화면에 등장시킴으로써 그가 예술가로서 실행할 수 있는 정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고심과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모습들을 캔버스에 생생히 표출했다고 볼 수 있다.
This paper examines the characteristics of post-modern self-portrait photography. Characteristics of postmodernism associated with the “loss of centeredness,” such as the death of the author, interdisciplinarity, and intertextuality, brought about a number of changes within the self-portrait. The distinction between post-modern and modern self-portraiture can be characterized by the following qualities: appropriation, the use of photography, and the utilization of the human body as an art. The characteristics of post-modern self-portrait photography can be represented through the works of Cindy Sherman, Orlan, and Morimura Yasumasa. By presenting prototypical women in her works, Cindy Sherman not only represents images of those women, but also exposes her fictitious role in the work. She creates a distance between herself in the works and herself in reality and discloses a paternalistic gaze. Meanwhile, Orlan transforms her face into a distorted image and presents it as an alternative identity that is representative of postmodernism. She corrodes the standard concept of identity through plastic surgery and treats the face not as a place where the identity stays, but as a simple body part or fragment of skin. Orlan’s post-human face is malleable according to the artist’s desire to raise the issue of what the human face is, and opposes the structure of modernism. Morimura Yasumasa also appropriates images from masterpieces and presents a hybrid identity between Eastern and Western, male and female, original and replica, and subject and object. In order to dissect social prejudice, he puts forth every single structural dichotomy that coexists in his self-portrait and suppresses a strong ego. He also studies the relationship between ‘seeing’ and being ‘seen’ by trading the painter’s role from that of the subject to that of the ob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