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데이비드 자이들러(David Seidler) 대본, 톰 후퍼(Tom Hooper) 감독, 알렉산 더 데스플라(Alexandre Desplat)가 음악을 맡은 영화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에 나타나는 음악과 영화 사이의 ‘사상’(寫像, cross-domain mapping)과 음악들 간의 유기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의미를 살펴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필자는 음악이 타(他) 매 체에 대해 본질적으로 자율적일 수 없으며 따라서, 음악에 내재한 많은 잠재적 의미들이 동 반된 다른 매체를 통해 구체화 될 수 있다는 쿡(Nicholas Cook)의 주장에 기대어 음악과 영 화가 조응하여 명시하는 잠재적 의미들을 밝히고자 하였다.
베토벤의 ≪7번 교향곡≫ 제2악장은 말더듬을 극복하는 주인공 조지6세의 전시(戰時) 연 설을 반주하는 음악으로 사용되었는데, 여기서 베토벤의 음악은 10여 개의 사운드트랙들과 긴밀한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음악과 내러티브 사이의 긴밀한 사상을 통해 극적인 이야 기 전개를 강화할 뿐 아니라, 영화의 결말에 대한 암시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매체들 간의 창발적 의미 생성을 이루어내고 있다. 베토벤에 내재된 모티브로서의 화음, 의 오스티나 토, 보조음과 상행3도선은 데스플라의 음악에 영감을 주었는데, 이들은 절망과 희망으로 구 분되는 내러티브의 두 축 속에서 절망의 침잠함을 강화하고 때로는 희망을 고대하면서 영화 의 결말인 말더듬의 극복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