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2. 인터디지털사가 삼성과의 이동통신 관련 특허소송에서 승소하여 삼성으로부터 670만달러의 로열티 지급에 합의하는 등 Patent Troll들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있고 인텔렉츄얼 벤처스와 같은 회사들이 소위 돈이 될만한 특허기술들을 매입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도 Patent Troll들의 위협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할 것이며 Patent Troll들의 특허권 남용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국 대법원은 최근 eBay 사건에서 특허권자의 금지청구를 그대로 인용해온 기존의 태도를 지양하고 특허법 제283조에서 규정하는 형평의 원리에 따라 금지 청구의 인용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특허법 제126조에서는 미국의 형평법적 고려와 같은 제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청구인의 보호 필요성, 공익적 측면 등을 고려하여 금지청구를 허용함은 그 문리적 해석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 한편, 특허권자의 금지청구를 불허하는 것은 특허권의 고유한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이는 사실상 법원에 의한 수용이라 할 것인바, 수용절차에 따라 금지청구를 불허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재산권 수용을 오직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특허권 수용 규정인 특허법 제106조에서는 수용이 필요 최소한에 그치도록 요건을 엄격히 정하고 있어 위 수용 이론을 쉽게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즉, 사인간의 특허 분쟁에 있어 특허권 수용을 통한 해결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설사, 공익을 넓게 해석하여 사인간의 분쟁에 있어서도 경우에 따라 특허권 수용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사익을 추구하는 특허권 침해자의 기술이 대중에 의한 지지를 얻었다는 이유로 특허권 침해자로 하여금 금지명령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은 결과만 좋다면 특허권을 침해해도 좋다는 위험한 결론에 이르게 할 것이다. 또한, 수용의 특성상, Patent Troll의 특허권 남용 사안에서만 그 특허권의 효력이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Patent Troll로부터 특허권 자체를 박탈하게 되어 한번 특허권을 남용하여 금지청구권을 행사한 특허권자는 향후 특허 남용이 문제되지 않는 경우에 있어서도 구제받지 못할 우려가 있는바, 이는 특허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Patent Troll의 특허권 남용에 대한 법적 대응 방안으로 특허권의 수용을 섣불리 고려할 것은 아니며 최후의 항변으로서 해당 사안에서만 권리 행사의 효력을 부정하는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을 통해 Patent Troll의 악의적인 금지청구를 불허함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특허권 남용은 그 모든 태양을 포섭하는 개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으나 적어도 특허침해로 인한 권리자의 피해보다 현저하게 형평을 잃은 권리행사를 개념요소로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금원지급청구의 경우, 일실이익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권리자가 특허발명의 실시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서, 실시료 상당액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특허발명에 대한 사용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 및 실제 특허발명에 대한 수요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권리자의 금원지급청구를 제한하는 해석을 하여야 한다. 침해금지 청구의 경우, 특허침해금지 가처분의 경우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해석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본안소송을 통한 침해금지 청구이며, 민법 제2조의 권리남용 이론이 가장 필요한 경우이다. 최근 대법원은 상표권과 관련하여 지적재산권의 남용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하였다. 종래 대법원은 부정경쟁행위 금지청구에 대하여 상표권에 기한 항변을 상표권의 남용이 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아니하여 왔는데, 이 판결은 상표권에 기한 금지청구를 기각하면서 상표권의 행사 그 자체가 권리남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 밖에 신탁법 제7조의 적용범위를 넓혀서 소송을 위한 채권양도를 금지하는 대법원의 판례 역시 특허권을 양수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유형의 특허권 남용에 대한 대책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의 특허권남용 문제의 해결은 비록 다른 나라들의 선례가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도움은 될 수 있겠으나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해결 방법은 한국법의 전체체계와 관련하여 찾아져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