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정일록은 해기옹 김령이 단성항쟁의 주모자로 체포되어 1862년 6월 4일부터 1863년 12월 30일까지 전라도 임자도에 1년간 유배되었 다가 해배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지낼 때까지의 일상을 기록한 유배일 기이다. 한 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신이 겪은 일들을 기록하기 시작 한 며칠을 제외하고, 날짜에 따라 매일의 일상을 행간의 구분 없이 기록 하였다. ‘간정’이란 『주역』에 나오는 말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마음을 바르게 가진다면 허물이 없어진다[간정무구]’는 의미이다. 간정일록에는 130여 편의 한시가 실려 있다. 그 시들은 벗들과 술자리에서 수창할 때, 마음속의 회포를 풀려고 할 때, 주위의 요구가 있을 때,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지어진 것들이다. 이 시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김령의 인간적인 면모들이 담겨 있다. 김령은 단성항쟁을 주도하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문집이 없음으로 인해 그의 면모를 알 길이 없었다. 간정일록의 한시에는 온유돈후한 가장의 모습, 현실의 부조리에 대 해 개탄하는 유자(유자)의 모습, 고뇌를 타개해 나가려는 지식인의 모습 등 알려지지 않았던 김령의 인간적인 면모들이 나타나고 있다. 김령은 강자에겐 강직하며, 약자에겐 온유한 인물로 약자 편에 서서 현실적인 부조리를 개선하고자 했다. 간정일록에 수록된 한시에 나 타난 이러한 김령의 인간적 면모들을 보면 그가 단성항쟁을 주도한 그 이면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