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나비(Apatura ilia)와 황오색나비(Apatura metis)는 과거로부터 동일종, 또는 동일종의 아종관계, 별종 등으로 분류학적 위치에 대한 논란이 있어왔다. 이 두 종은 주로 날개 무늬로 구분되는데,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의 중간적 양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빈번하여 생물학적 종을 식별하는데 혼란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서 일부 전문가는 두 종의 공유 분포 지역에서는 잡종이 형성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시하였다. 또한 최근 아마추어 나비전문가에 의하여 사육된 황오색나비는 2세대에서 2가지 형이 모두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었다. 따라서 형태형질을 바탕으로 동정된 표본을 근거로 DNA barcoding을 이용하여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의 생물학적 실체를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오색나비류의 전세계 분포지 중, 우선 중국, 극동러시아, 한국, 일본에서 확보된 극동아시아산 오색나비류 총 60 개체들을 대상으로 시도하였다. 그 결과, 오색나비 집단과 황오색나비 집단의 유전적 차이는 개체에 따라 0.0%에서 1.0%까지 밖에는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NJ tree에서도 두 집단이 각각 별도의 묶음으로 구분되지 않았다. 특히, 형태적으로 오색나비로 동정된 북방계 개체들의 일부가 단계통 묶음을 형성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나, 그의 나머지 개체들과 남부집단 그리고 황오색나비의 전 개체들은 모두 하나의 섞긴 묶음을 형성하였다. 또한 두 묶음과는 0.5% 정도의 극히 미미한 서열 차이만 보였고, 특정 지역 집단으로 구성된 무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존의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의 극동아시아산 개체들은 오색나비 한 종이며, 황오색나비로 알려진 개체들은 오색나비의 변이체로 진단하는 것이 분류학적 당위성을 가질 것으로 판단되었다.
국내 분포하는 오색나비류(Apatura spp.)는 모두 3종으로 오색나비(A. ilia), 황오색나비(A. metis), 번개오색나비(A. iris)가 있다. 이들 중 번개오색나비는 독특한 형질로 구별이 쉬우나,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는 매우 유사하여 전문가에게도 혼동을 주는 종들이다. 지리적 출현 양상으로 황오색나비는 도서지역을 뺀 전국에 분포하는 반면, 오색나비는 강원도 백두대간 일부 산지에서만 드물게 발견되고, 이러한 서식처는 황오색나비와 동소적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기의 형태적 동질성 및 생태학적 특성은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가 서로 독립종인지 아니면 동일종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오랫동안 국내외 나비연구가가 관심을 가져온 분류학적 문제였다. 이에 DNA 바코드 영역을 이용한 분자분류 분석으로 한국산 오색나비 3종의 분화 가능성을 판단하고자 실시하였다. 그 결과, 종내 유전적 분화율은 오색나비는 0.0%~0.6%, 황오색나비는 0.0%~0.5%, 번개오색나비는 0.0%~0.2%를 나타내어 종내 개체군들의 유전적 안정성은 번개오색나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종간 유전적 변이 폭은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 간에는 0.0%~0.8%로 낮은 반면, 번개오색나비는 7.6%~8.3%로 매우 높았다. 결론적으로, 단일 분자마커를 이용한 결과로만 볼 때, 한국산 오색나비 3종 중 번개오색나비는 형태 및 유전적으로 독립된 종임을 재확인했으며, 오색나비와 황오색나비는 지역 및 개체군별로 뚜렷이 구별 지을 수 있는 유전적 연관성이 결여되어 독립종보다는 동일종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추가적인 DNA 마커를 이용한 증거가 확보된 후에 독립성 여부를 확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