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미술가 정규(鄭圭, 1923-1971)의 미술비평에 나타난 시대의식을 통해 그가 구 상한 전후 새로운 한국 현대미술을 분석하여 규명하는 데 목적을 둔다. 창작 활동 이외에도 비평, 교육, 행정 등 미술의 다방면에서 활약한 그의 예술관 중심에는 전전(戰前)에 대한 종합적 반성을 토대로 전후(戰後)라는 새 시대에 적합한 한국 현대미술의 모색이 있었다. 전후 한국미술계는 거 대한 흐름을 형성한 한국 앵포르멜을 중심으로 실존주의의 불안과 부조리를 내적으로 탐구했다. 반면 정규는 실존주의의 휴머니즘에 주목하여 극복의 징후로 이해한 뒤 동시대 한국의 현실에 반응 한 미술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러한 지점은 그가 회화를 중심으로 재편되어가던 한국미술계에서 낮은 장르로 취급되던 판화, 도예 등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게 추동했다. 본 연구는 초기 한국 현대 미술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다각도로 이해하기 위하여 전후 시기 새로운 차원의 미술을 시도한 정규를 주목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전후 시기 주요 논객으로 활동했던 그의 저술을 분석하여 그가 궁극적으로 정립하고자 했던 한국 현대미술을 체계화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 기인 전후 시기 미술에 관해 보다 입체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논문은 미술비평계가 2000년대 이후 끊임없이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미술비평의 위기’의 실상을 알아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미술비평 무용론이 60년대 이후 간간히 있어왔지만, 미술비평의 위기가 문제의식으로 전면적으로 부각된 것은 2005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미술평단』에서 비평의 위기를 그 해의 특집으로 다루면서 부터이다. 『미술평단』의 많은 논문들은 미술비평 위기의 원인을 큐레이터의 영역확장에서 찾았다. 본 논문은 『미술평단』의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미술비평이 무엇이며, 미술비평의 위기가 무엇인지 과연 그러한 현상이란 있는 것인지 되물어 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기실 미술비평 위기에 관한 이러한 논의의 대부분은 미술비평 자체의 위기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미술비평가’의 위기에 관한 것들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우리사회가 비평의 위기를 이해하는 방식을 비평해 봄으로써 비평의 영역과 역할 그리고 비평 본연의 가치를 재고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