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L.B. 알베르티의 회화론을 중심으로 고전 그리스 광학의 전통과 초기 르네상스 선 원근법 이론 사이의 관계를 고찰한다. 선 원근법의 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던 동시대 이론서들과 달리 알베르티의 논문은 수학적 논리가 지닌 형이상학적 가치를 중요하게 다루었는데, 이러한 성격은 유클리드의 광학으로부터 직접적으로 계승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클리드가 수학적 정의와 명제들로써 증명했던 시각적 세계는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비례적 관계로 이루어진 추상적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추상적 합리성이야말로 알베르티가 자신의 ‘거리점 작도법’의 궁극적인 가치로 주장했던 바로서, 보는 주체와 보여지는 대상 사이의 기하학적 근거에 따라서 실제 세계의 시각 피라미드와 회화 세계의 시각 피라미드를 합치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본 연구는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그리스도의 책형>을 그의 저서인 『회화의 원근법에 관하여』와 비교 검토했다. <그리스도의 책형>의 해석의 쟁점은 전경에 위치한 세 인물의 분석으로 해석의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도상학적 방법론의 한계는 오히려 작품 제작을 둘러싼 원근법의 시대적 의미를 드러낸다. 원근법은 기호의 분배라는 의미가 함축된 서사 구조의 기준이었고, 이 기준은 과거의 기호와 동시대의 경험을 구조적으로 연결시켜주며 현신에 대한 의견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가 그린 공간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이상적인 공간이며, 대상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문화적 관점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논문은 예술적 상상력의 역할을 수행하는 수학의 활동을 조명한다. 예로부터 수학은 아름다움의 원리로 간주되었고, 예술 실천에 적극 활용되었다. 예술은 수학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했고, 그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했다. 지난 세기 중반, 이러한 메커니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예측 불가능한 형상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수학 공식이 그 자체로 예술적 상상력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수학 공식은 정확하고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형상을 발생시켰고, 이로부터 자연스럽게 예술 실천의 기계화, 시스템화가 촉발되었다. 예술적 관념은 알고리즘의 활동을 통해 확장되고, 이른바 ‘손 없는 창조’가 현실화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새로운 감각화 프로세스는 수학과 예술의 창조적 연결의 산물이다. 막스 벤제가 ‘초합리성’이라 칭했듯이, 양자의 예측 불가능한 접속은 언제나 새로운 미적 현실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1960년대를 통해서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 백남준은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토대 위에서 그의 비디오 예술을 정당화하려고 했다. 그의 한 가지 전략은 그의 비디오 예술과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를 연관 짓는 것이었다. 백남준은 비디오 예술과 사이버네티스 모두 피드백이라는 공통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서 이 둘 모두가 복잡한 피드백 메커니즘 때문에 결정론적인 통제로부터 벗어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예술가가 텔레비전 영상을 조작하고 이에 관객이 참여하는 것은 예술가, 예술작품 (텔레비전 이미지), 그리고 관객 사이에 복잡한 피드백 연결고리들을 만들기 때문에 이 전체적인 과정은 결정론적인 통제나 예측을 벗어난다는 것이었다. 이런 비결정론은 예술을 만드는 과정에 관객이 참여하는 것을 충분히 정당화했다. 백남준은 또 이런 사이버네틱스의 피드백을 불교와 음양의 동양철학을 통해 해석했다. 사이버네틱스는 그로 하여금 그의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서양의 비디
오 예술 속에 내재한 동양적인 요소를 찾는 데 도움을 주었다.
본 논문은 루돌프 비트코워의 저서 『인본주의 시대의 건축원리』의 성공을 새롭게 보려는 시도이며, 이 저서가 미국 건축구조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비트코워가 추구한 기하학적 혹은 수학적 원리와 그 적용의 연결고리를 제시하기 위하여, 리차드 벅민스터 풀러, 콘래드 왁스만, 로베르 르 리콜레, 펠릭스 사무엘리, 앤 팅의 작업을 분석한다. 논문의 1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본주의 시대의 건축원리』의 성과를 분석하며, 2장은 기하학, 형태, 성장 간의 관계를 3장에서 논의되는 기하학이 구조와 사전제작과 연결되는 점과 비교하여 고찰한다. 그리고 논문을 결론지으며 “비율의 가변적 개념”이 건축의 전망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미술사에서 소위 이성적인 예술이라 일컬어지는 솔 르윗의 작품은 수학에 연관되어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역사적 정황은 모호하다. 즉 르윗은 1960년대 초 이래 수학에 의거하여 기하학적 외견을 보이는 작품을 제작하면서도, 동시에 수학의 중요성에 반론을 제기한다. 이 논문은 솔 르윗의 작품 <벽면구성(Wall Structure)> (1963), <연속작업 #1 (Serial Project #1) (ABCD)> (1966), <미완 입방체의 모든 변형체 (All Variations of Incomplete Cubes)> (1974) 를 비교분석하고 이에 대한 미술사적인 담론을 재구성함으로써 그가 “예술적-수학적” 작업을 변경한 방식을 고찰한다. 그리고 그 작품에서 보여지는 수학적인 내용, 특히 그가 사용한 법칙이 어떻게 차별화되며 작가의 의도에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살펴본다. 따라서 이 논문은 자신의 작품이 수학적이고 이성적인 작품이라고 이해되는 것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르윗이 예술과 수학 간의 상호관계를 규정하는 것을 고찰하고자 한다.
우리가 정보를 수집하고, 서로 상호작용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방식은 점점 현재 인터넷상의 많은 사이트에서 사용되는 개인전용화 알고리듬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개인전용화 알고리듬은 우리 자신의 관심사를 우리에게 공급해 줌으로서 각각의 개인에게 가장 연관되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 개인전용화 알고리듬이 가진 문제이다. 이것이 만드는 피드백 루프는 개인의 정체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개인과 집단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본 논문은 톰슨 앤 크레이그헤드(Thomson & Craighead),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 마닉스 드 나이스(Marnix de Nijs), 다니엘 로진(Daniel Rozin) 의 예술작품을 살펴보고 알고리듬 피드백 루프가 개인적, 집단적 행동, 자아에 대한 이미지와 세계관, 그리고 집단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궁극적으로 본 논문은 순환적인 과정의 구조와 특성을 재구성함으로써 개발될 수 대안들을 모색하고자 한다.
저자는 자신의 작업을 중심으로 수학과 미술의 연결고리, 즉 정상분배의 수행성을 탐구하는 수단으로서 수학적 모델의 원리를 고찰한다. 본 논문은 자신의 작업과 제작과정 에 대한 기술과 작업과 제작과정 모두에 작용하는 수학적 측면에 대한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석의 부분은 작가 자신과 가상의 질의자 간의 문답 형식으로 제시되고, 작가의 동기와 수학이 작업과정에 작용하는 상이한 면들을 포괄하여 진행된다. 행위자 연결망 이론가인 미셀 칼론의 이론에 따라 제작과정은 ‘번역’의 연쇄망으로 기술될 것이며, 예술작품이 점점 수학적 공식의 대변인이 되지만 결국 전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분석 부분은 수학을 사용하는 작가들의 간략한 토론으로 마무리된다.
시각예술가인 저자는 자신의 드로잉과 설치작업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저자는 미적-예술적 선과 대립되는 과학적-기술적 선의 현상과 효과를 고찰하고자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유추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제도가로서 저자가 참고하는 자료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적인 문제에 접근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것은 추측일까 혹은 인식일까? 선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려는 의도에서 저자는 예술적 그리고 과학적 관점에서 기하학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하였다. 저자는 일종의 번역작업으로 유클리드의 원리와 구성적 기술에 근거한 증명의 계도 형식의 도형을 만들고, 이 도형을 드로잉에 반영하고 있다. 저자는 드로잉 혹은 설치작업이 다양한 요소와 층위를 전개시키면서 본질적으로는 자체적으로 구성됨을 보여주고자 한다.
본 연구는 고대 그리스 건축과 조각에 남겨진 색상에 관한 역사를 다루고, 고대 채색 전통에 관한 연구에서 도출된 최근의 고고학적, 미술사학적 결과를 조명하고 그 미술사적 의의를 다루고자 한다. 고대 조형물에서 채색은 사실적인 표현을 구현하고 입체감을 강화해 조형물의 가시성을 높여 관람자에게 편의를 도모하도록 기능했다. 지난 몇 세기 간 백색의 그리스와 로마의 조형물은 서유럽의 문화적 우월성의 상징이자, 고전미의 정수로 간주되어 왔었다. 하지만, 이제 고전 미술의 채색 연구는 이러한 패러다임에 도전하고 있다. 이 도전은 국내 연구자들에게 유럽적 미술사관의 한계를 넘어서 고전 미술을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논문은 미술비평계가 2000년대 이후 끊임없이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미술비평의 위기’의 실상을 알아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미술비평 무용론이 60년대 이후 간간히 있어왔지만, 미술비평의 위기가 문제의식으로 전면적으로 부각된 것은 2005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미술평단』에서 비평의 위기를 그 해의 특집으로 다루면서 부터이다. 『미술평단』의 많은 논문들은 미술비평 위기의 원인을 큐레이터의 영역확장에서 찾았다. 본 논문은 『미술평단』의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미술비평이 무엇이며, 미술비평의 위기가 무엇인지 과연 그러한 현상이란 있는 것인지 되물어 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기실 미술비평 위기에 관한 이러한 논의의 대부분은 미술비평 자체의 위기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미술비평가’의 위기에 관한 것들이라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우리사회가 비평의 위기를 이해하는 방식을 비평해 봄으로써 비평의 영역과 역할 그리고 비평 본연의 가치를 재고해 보고자 한다.
이 논문은 21세기의 국내외 미술관의 양적 팽창 속에서 당면하고 있는 ‘재정 자립’ 문제를 주제로 삼았다.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체제 내에서 미술관은 경영 혁신과 재정 자립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지역 미술관 운영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 연구자는 재정 자립에 대처하고 있는 해외 미술관의 사례를 조사하고, 여기에 경기도 지역의 미술관 현황과 비교해, 한국의 미술관 재정 자립을 위한 최적화된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모델은 재정 자립의 시대적 흐름을 수용하되, 일천한 미술관 역사의 현황을 감안해 국가나 지자체가 공공성이라는 미술관의 본질을 수렴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공성 개념에 기반을 두고 미술관의 재정 자립도를 늘려 나갈 때 국가 정책과 개별 기관 정책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이 도출될 것이고, 문화예술기관의 지나친 상업화와 전문성 부재라는 이중의 덫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