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지식사회에서 신앙의 자리를 대신하여 철학과 과학 그리고 예술이 새로운 관 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었다. 이성주의 관점에서 예술은 인간 정신 활동의 산물로 간주되었고 각 시 대의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물로 인식되었다. 이 시기 프랑스의 지식인들은 예술을 통해 인류 문명 의 발전 과정을 분석하려 했으며 예술이 인류 문명사를 조망하고 각 시대의 지적 단계를 판가름하 는 주요한 근거가 된다는 생각 하에 미술을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출현시켰다. 특히 18세 기 이탈리아 남부에서 이루어진 고고학적 발견은 고전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의 변화를 가져 오며 고전 시대와 고전 미술에 관해 연구하는 고고학과 미술사학의 성립을 유발하였다. 이와 더불 어 1760년대 프랑스 미술계에서 고전 취향의 확산과 고전 미술의 해석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들은 조셉-마리 비엔으로 대표되는 당대 그리스 스타일의 화가들, 즉 신고전주의 1세대 작가들의 출현 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이성주의 세계관과 연계되어 형성된 프랑스 지 식 사회에서의 고전에 대한 관심과 1760년대 파리 화단에 등장한 고전 취향을 반영한 예술 작품 들 간의 연관성에 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본 논문은 1776년 5월 8번째 왕립 아카데미 전시회에 출품되었으며 18세기 식민지와 연관된 타자의 관점을 보여주는 <오마이의 초상>을 다루고 있다. ‘고귀한 야만’이라는 개념과 연관해서 유 럽의 역사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타자를 그리스 시대의 인물처럼 표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영국 왕립 아카데미의 예술에 대한 양식과 결합해서 보편적 시민처럼 타히티의 원주민인 오마이를 묘사 하고 있다. 그리고 이후 오마이는 영국에서 타자의 문화적 상징처럼 다뤄지고 이후 오키프의 『오마 이: 혹은 세계 일주』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처럼 민속지학적 관점에서 분석되었다. 본 논문은 이러 한 전개와 이후 영국과 식민지의 관계를 둘러싼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되는 과정들을 분석한다.
인상학은 몸의 물질적 표면에서 내면의 정신성을 파악하려는 지식 구성물이다. 얼굴 이미지로 부터 성격유형론을 추론하려는 인상학 담론은 근대 신경과학에 의해 물질성 담론으로 번역된다. 이 과정에서 측정과 기록을 위한 의학 기계와 미디어 기계의 기입 방식이 자각된다. 벨라 발라즈와 발 터 벤야민은 기계에 의한 사물세계의 인상학적 구성을 해명한다. 사물의 인상학에서 기계의 작동은 하나의 표현으로 옮겨진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 사물, 기계가 혼종된 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자는 1960년대 후반, 한국의 미술가들이 자신의 신체를 이용하여 퍼포먼스에 대한 실험 성을 펼친 사례를 청년작가연립전에 참여한 작가들이 시도한 해프닝, 1970년대 중반의 이건용 과 이강소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한국의 퍼포먼스 아트에서 처음으로 신체를 ‘매개’로 사용한 점 을 분석하며 예술가의 몸과 일상을 서로 중재해 나가는 예술적 과정과 실천을 검토한다. 초기 한국 의 퍼포먼스 아트에서 정강자와 같은 여성 퍼포머를 바라보는 방식, 이건용의 ‘로지컬-이벤트’에서 는 언어의 개념과 상황을 매개하는 예술가의 몸과 타자성, 이강소의 1973년 <선술집>을 설명한다. 1960-70년대 한국의 퍼포먼스 아트는 미술가들의 신체가 갖는 불확정성, 비결정성을 중심으로 처음으로 ‘미술가의 몸’을 중요한 개인, 사회, 정치적 사이트라는 문화적 (콘)텍스트로 인식하는 한 국 아방가르드의 특징을 구축했다.
본 논문은 안드레 세라노의 작업이 갖는 의미를 타자성의 담론 속에서 파악하고, 그 예술적 가치를 재 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라노는 사회정치적 이슈에서부터 종교적 상징과 신성에 이르는 주제를 넘나 들면서 타자의 의미, 주체와 타자 사이의 관계, 위치의 전환 등을 탐구한다. 또한 타자성이 평준화되고 권력 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명확한 하나의 입장이나 성명을 제시하는 것을 경계하고 다양한 질문과 해석을 불 러일으키는 데에 주력한다. 다중부정을 지향하는 주변화된 분석가이자 해석자로서의 예술가를 지향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그의 사진은 상층부와 하층부, 천상과 세속, 신과 인간, 영혼과 육체, 신성과 물질성처럼 서로 반대된다고 여겨지는 대립항들을 결합시키고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세계의 양가성을 이끌어낸다.
본 논문은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 예술과 타자성에 대한 논의로, 세계사 속에서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생각해봄과 동시에 그 지역을 둘러싼 예술가들의 작업을 영토 분쟁과 국제 정치, 그리고 민 족 간의 대립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동시대 미술 속에서 팔레스타인 디아스포라에 대한 문 제를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진행 중인 전쟁과 식민의 상황 속에서 많은 예술가 들이 중동 지역의 내부와 외부에서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며 예술이라는 비폭력 저항의 매개를 통 해 고착된 정치권력과 배타적 제도에 균열을 내며 차별과 억압에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작 업은 많은 부분 정치적으로 표명되기도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이념을 표출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팔 레스타인의 현 상황에 맞서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힘겨운 투쟁과도 같다. 따라서 본 논문이 역사에 서 소외되고 잊힌 팔레스타인의 상황과 디아스포라 예술가들의 작품을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도움 이 되길 바란다.
본고는 영국에서 활동한 미국인 인상파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작품과 그가 디자인한 <공작의 방>에 구현된 19세기 중 반 이후 영국사회의 중국 청화백자 수집 열광 현상인 ‘차이나매니아(Chinamania)’에 관해 고찰한 것이다. 17, 18세기 중 국 청화백자에서 자신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을 발견한 휘슬러에 의해 촉발된 1860년대 영국에서의 차이나매니아 현상 은 <공작의 방>이 완성된 1870년대 후반기에 이르러 부르주아 계층의 주요 소장가 그룹을 중심으로 점차 영국 상류 사회 전반에 확산되어갔다. 1878년 휘슬러에 의해 완성된 <공작의 방>은 19세기 중반 이후 영국사회에서 유행한 중국 청화백 자 소장 문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휘슬러의 17, 18세기 중국 청화백자를 소재로 한 회화 작품과 그가 구성 한 <공작의 방>의 제작 과정을 분석하는 연구는 1860년대 이후 영국 상류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중국 도자기에 대한 미적 취향과 소장 문화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본 연구의 주제는 포스트휴먼 시대 사이보그의 알레고리이다. 아르 오리앙테 오브제의 퍼포먼스, <아 마도 내 안에 말이 살고 있을지도 몰라>(2011)에서 마리옹 라벨 장테는 인간과 동물, 기계가 혼합한 하이 브리드 유기체가 되었다. 인간에서 ‘켄타우로스 사이보그’ 변신은 우리에게 인간과 비인간 사이 경계의 재배열과 재조정이 나타나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새로운 지형학을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해 준다. 본 연구자의 화두는 그녀의 변신 과정에서 동물과 기계가 결합한 타자되기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인간이 포스트휴먼 주체가 되는가이다. 이를 살펴봄으로써 이 논문은 아르 오리앙테 오브제의 사이보그 가 동시대 미술에 나타나는 새로운 신체인 하이브리드 유기체로서 뿐만 아니라 포스트휴먼 주체 생성과 정의 알레고리로서 작동하고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