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동아시아 고대 순환론이 과거 지향적 사고가 아니라 동 아시아의 독특한 지식·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과정이었음을 논증하는 것이 다. 첫째, 엘리아데가 영원회귀의 신화에서 제시한 ‘원형과 반복’을 이용하 여 고찰한 결과, 고대 동아시아 순환론이 근대에 직선적 시간관으로 발전하지 못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동아시아인들은 고대 히브리 민족과 같은 강력한 힘을 가진 절대자 창조신을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로 추동해 나갈 힘이 약했으며, ‘자연’을 ‘원형’으로 삼으면서 자연 주기와의 동조성이 강해 순 환론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둘째, 고대 동아시아 순환론이 과거를 중시하는 보수적 사고임에도 기원후 18C 이전까지 천 수백 년간 동아시아가 서구보다 선진 문화와 문명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고대 서구인들은 ‘원 형’을 체험하는 순환의 과정에서 ‘과거 시간’을 폐기했지만, 동아시아인들은 순환의 과정에서 ‘과거’를 축적하여 후대에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 DB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주업이 정주 농경인 동아시아는 자연 주기에 동기 된 지식정보를 축적하는 데에 서구보다 유리했으며, 이 경험적 지식을 활용하여 기원후 서구를 능가하는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에서 과거를 소중히 하고 순환론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 지식과 정보를 재활용하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라 볼 수 있으므로, 이를 과거지향의 소극적 사고로 평가 하는 것은 서구 중심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본 논문의목적은 달라피콜라의 ≪괴테 가곡≫을 음렬주의, 상징주의, 순환주의의 관점에 서 논의하는 것이다. 달라피콜라는 음렬을 작품 표현의 수단으로 생각하였으며 그 자체가 목 적은 아니었다. ≪괴테 가곡≫에서는 작품의 미학과 음렬 작법 사이에서 작곡자만의 독창적 스타일이 형성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으며 자유로운 음렬 작법 내에서도 ‘집성’을 통해 성립 된 일관성과 이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성립된 순환주의를 목격할 수 있다.
상징적 가사, 이에 상응하는 음악적 구조와 기본 음렬을 다루는 방식은 각 악장에서 일관 성 있게 나타나며 이는 12음렬 연가곡에서 유기적 구조를 확립하는 달라피콜라 고유의 작곡 어법이라 할 수 있다. 순환동기로서 (012)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질문’ 동기로 정 의되기도 하는 (012)는 12음렬을 대체하여 가사의 상징적 의미를 표현하며 악장의 도입부에 유기적으로 소개되어 악장간의 응집성을 강화시킨다. (012)가 반복되어 형성하는 ‘집성’ 또 한 중요하다. 이는 작곡자가 자신만의 어법으로 음렬을 대체한 것으로 선적, 수직적으로 완 성된 집성은 음렬 진술과 유사한 효과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