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 산림지역에 조성된 각종 산림도로의 밀도를 산정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 산림도로망의 현황과 문제점 을 평가하였다. 분석은 산림청에서 제공하는 임상도와 임도 현황, 국토교통부의 도로중심선 데이터를 활용하여 산림 내부 및 인접 지역(산림 경계로부터 75m 이내)에 위치한 도로의 총길이를 계산하고, 이를 전체 산림면적으로 나누어 산림도로 밀도를 산정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의 산림도로 밀도는 전국 평균이 무려 51.0m/ha에 달하였다. 이는 일본의 산림도로 밀도 24.1m/ha, 오스트리아 전체 산림의 도로 밀도 37.0m/ha, 오스트리아의 경영림을 대상으로 한 산림도로 밀도 45.0m/ha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은 수치였다. 이러한 차이는 한국의 산림 도로망이 관리와 경영을 위한 요구 조건을 훌쩍 넘어섰음을 시사하며, 추가적인 도로 건설은 경제적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산림 경영에 필요한 적정 도로밀도는 5~14m/ha로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림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산불 조기 진화 등을 위한 도로망 확장 필요성 등도 실증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있어 현재 임도를 중심으로 한 산림도로 밀도 확장정책은 재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대형산불의 진화에 있어 임도(산림도로)의 역할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대상지는 그간 발생한 대형산불 중 도로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에서 발생한 2023년 4월 산불피해지역을 대상으로 하였다. 산불피해지역 범위는 현장확인하였으며, 산불의 피해강도는 Sentinel-2 영상을 통해 분석하였다. 이후, 피해범위 및 강도와 산림도로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전체 149.1ha의 산불피해지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피해지역 경계로부터 50m 이내에 조성된 도로는 약 59.6km로, 인접지역을 포함한 산불피해지역의 도로밀도는 무려 168.9m/ha에 달했다. 도로에 의해 단절된 산림은 모두 83개소로 파편화되어 있었는데, 이들 산림은 모두 비산화에 의한 확산으로 판단할 수 있어, 도로가 산불의 차단선 역할을 하지 못했음이 확인되었다. 진화차량 접근의 용이성에 따른 피해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도로로부터의 거리별 피해강도 분포를 살펴본 결과, 낮은 강도의 피해를 입은 지역은 오히려 도로에서 75m이상 떨어진 곳에서 비율이 대폭 높아짐이 확인되었다. 진화인력의 접근 용이성에 따른 피해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해발고별 피해강도 분포를 살펴본 결과 약한 강도의 피해를 입은지역 비율은 해발고가 높아질수록 늘어난 반면, 강한 강도 이상의 피해지역은 반대로 해발고가 높아질수록 비율이 줄어들었다. 강릉시 난곡동 산불피해지역에서 산림내부 혹은 인접한 도로가 산불진화에 효과적이라는 데이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상의 결과는 산림 내 임도밀도를 높이는 것이 산불진화에 효과적이라는 논리와 배치된다. 강릉시 난곡산불지역의 경우 현재 산림청이 주장하는 우리나라 임도밀도인 3.9m/ha에 비해 무려 43배나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