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무속을 여성의 종교로 인식하는 무속 여성 종교론에 대해 검토한 다. 그런 의도하에 무속 여성 종교론이 전제하는 무속과 여성에 대한 관점과 인식을 파악하고, 실제 무속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는가의 여부를 중심으로 그 것의 문제를 밝힌다. 이 글은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의 미신론과 당시에 이뤄진 초기 무속 연구를 중심으로 무속 여성 종교론을 검토한다. 이는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무속 여성 종교론이 이후에도 대체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무속 여성 종교론을 검토하는 이유는, 그것이 한국인의 삶에서 무속의 역 할과 위상에 대한 정당한 이해와 평가를 가로막는 장애 요인의 하나로 작용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속 여성 종교론은 무속을 여성의 종교로 규정함으로 써, 무속을 여성과 동일시하고 여성의 영역에 한정시킨다. 그 결과 무속을 삶 의 한 영역에 제한하는 특수화, 주변화를 초래한다. 그럼으로써 한국인의 삶 에서 차지하는 무속의 전체적인 위상과 포괄적 역할을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그것은 무속과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 일변도의 개념이다. 따라서 그것은 무속과 여성의 전제적인 모습을 포괄하지 못하는, 일면적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무속 여성 종교론은 일제의 조선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의미를 함축하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무속 여성 종교론은 널리 일반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 연시될 수 없다. 오히려 무속의 여성 종교론은 무속 연구에서 극복되어야 할 대상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글은 무속의례와 무속 죽음신화를 통해 무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위상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무속에서 인간은 신과의 관계에서나 죽음의 문제에 있어 서 결코 수동적인 위치에 서 있지 않다. 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은 자기 삶의 주체로서 신과 당당하게 대면한다. 죽음에 직면해서도 죽음을 주어진 것 으로 체념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변화시키려 한다. 신과의 관계는 물 론 죽음의 문제에서도 인간은 삶의 주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 글은 무속에서 전제되는 이러한 인간의 위상을 무속의례와 죽음신화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확인하고자 하였다. 무속의례를 분석 대상으로 선택한 것 은 무속이 의례 중심의 종교로서 무속의 모든 것이 의례를 통해 확인되기 때 문이다. 무속의 죽음신화를 검토한 것은 죽음이 인간 삶의 보편적 문제라는 점에서, 죽음이라는 삶의 문제에 대한 인간의 태도 역시 무속에서 전제되는 인간의 위상을 잘 드러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위상에 관해서는 신 중심적 시각과 인간 중심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 두 시각은 ‘신 중심주의’ 아니면 ‘인간 중심주의’라는 이 분법적 시각을 전제한다. 무속에서 인간이 삶의 주체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주장하지만. 이 글은 인간 중심주의 시각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무속에서는 신이 믿음과 의 례의 대상으로 전제되면서도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는 쌍방 간에 상호 존재가 인정된다는 것이 이 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