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무속의례와 무속 죽음신화를 통해 무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위상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무속에서 인간은 신과의 관계에서나 죽음의 문제에 있어 서 결코 수동적인 위치에 서 있지 않다. 신과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은 자기 삶의 주체로서 신과 당당하게 대면한다. 죽음에 직면해서도 죽음을 주어진 것 으로 체념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변화시키려 한다. 신과의 관계는 물 론 죽음의 문제에서도 인간은 삶의 주체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 글은 무속에서 전제되는 이러한 인간의 위상을 무속의례와 죽음신화에 대한 검토를 통해서 확인하고자 하였다. 무속의례를 분석 대상으로 선택한 것 은 무속이 의례 중심의 종교로서 무속의 모든 것이 의례를 통해 확인되기 때 문이다. 무속의 죽음신화를 검토한 것은 죽음이 인간 삶의 보편적 문제라는 점에서, 죽음이라는 삶의 문제에 대한 인간의 태도 역시 무속에서 전제되는 인간의 위상을 잘 드러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속에서 나타나는 인간 위상에 관해서는 신 중심적 시각과 인간 중심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 두 시각은 ‘신 중심주의’ 아니면 ‘인간 중심주의’라는 이 분법적 시각을 전제한다. 무속에서 인간이 삶의 주체로서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주장하지만. 이 글은 인간 중심주의 시각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무속에서는 신이 믿음과 의 례의 대상으로 전제되면서도 신과 인간의 관계에서는 쌍방 간에 상호 존재가 인정된다는 것이 이 글의 입장이다.
이 연구에서는 전통 천문 지식의 개념과 범주, 현재까지의 연구 현황을 살 펴보고 이러한 전통 천문 지식의 수집과 연구 방향을 제시해 보았다. 이를 요 약하면 아래와 같다. 우선, 전통 천문 지식은 우주, 해, 달, 별 등과 관련된 천문 현상에 대한 전 통 지식을 의미하고 구체적으로는 우주에 대한 개념, 하늘 혹은 우주 신화와 의례, 별의 밝기, 별자리, 달의 주기, 한해의 주기, 역법, 점성학 등에 대한 지 식을 말한다. 이러한 천문 지식은 천문학에 대한 인문학적 관점이 제시되면서 점차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서양에서는 민족천문학 분야가 생겨나면서 국제적인 협력 하에 각국의 천 문 지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고천문학 분 야와 농학, 민속학, 한의학, 역리학 등의 분야에서 주로 역법과 절기, 관천망 기와 점후 등에 대한 연구를 중심으로 천문 지식에 대한 연구가 부분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나 각 영역에 한정되어 있어 천문 지식의 전모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통 천문 지식은 그 대상에 따라 크게 우주, 해, 달, 별에 관한 지식으로 나 누어 볼 수 있다. 이들에 관한 지식은 다시 생성에 관한 지식, 형태에 관한 지식, 유물로 전승되는 지식, 점복과 관련된 지식, 의례와 관련된 지식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천문 지식은 다시 생산 주체에 따라 전근대 국가 기 관에서 생산한 지식, 전근대 지식인들이나 민간에서 생산한 지식, 근현대 민 간 전승 지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체 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향후 전통 천문 지식에 대해서는 천문 대상별 종합적 연구와 함께 다른 나 라와의 비교 연구, 그리고 전통 천문 지식과 생업과의 관련성, 세시.의례와의 관련성, 미래 예측에 활용되었던 양상과 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될 필요 가 있다. 이처럼 전통 천문 지식은 전통 지식의 차원에서나 무형유산의 차원 에서도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전면적인 수집과 정리,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명리학적 간명 사례를 통하여 치매와의 상관성을 살펴보았 다. 치매 환자들의 생년월일과 대운(大運)⋅세운(歲運)을 기준으로 하고 사주 와 대운(大運)⋅세운(歲運)을 구성하는 오행(五行) 가운데 5개 이상 들어있는 경우를 선별하여 보았다. 상호(相互) 상생(相生) 관계에 있는 육친(六親)에 해 당하는 오행이 5개 이상 들어있는 경우를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생부(生扶)의 기운에 해당하는 인성(印性)과 비겁(比劫)의 경우 다른 육친의 오행의 다과(多 寡)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 비겁⋅ 식상(食傷)은 평균치에 해당하는 결과를 보였고 인성⋅비겁은 평균치 보다 두 배 넘게 차지하였고 관성(官星)⋅인성은 평균치의 1/3 정도였다. 또한 재성(財星)과 관성, 식상과 재성은 평균치의 절반 을 차지하였다. 결과적으로 사주의 인비(印比) 태과와 치매 발병 사이에는 유 의미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사주와 대운과 세운의 오행 태과가 인성과 비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에 치매 질병이 유의미한 결과를 보 여 주었다. 본 연구로 보았을 때 사주와 운을 종합해보았을 때 오행 중 인비 (印比)의 생부(生扶)가 태과로 판단된다면 치매에 대한 예방의 주의를 더 기울일 수 있도록 하면 좋다. 향후 좀 더 정확한 연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지속적 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본 논문은 초등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에게 계몽편의 내용 중 자연 현상의 음양론과 천지인 삼원의 효율적인 교수학습 방안을 현대에 알맞은 교 수법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생을 교육대상으로 음 양오행과 천지인 삼원의 체계적인 수업 설계를 구성하고 교수학습 방안을 제 시하여 교사에게는 교수법을, 학생들에게는 노래와 그림을 통해 음양오행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학습 방안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구성은 교안과 노래 악보, 율동 설명, 유튜브(YouTube) QR코드와 URL, 그림자료로 시각적, 청각적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음양오행과 천지 인 삼원의 이론적 설명과 학교 교육에서 음양오행과 천지인 삼원을 쉽게 지 도하기 위한 효율적인 교수학습모형을 초등학교 교수법에 맞추어 질적인 교 수학습 방안을 제시하였다. 수업마다 활용할 수 있는 노래악보와 율동설명이 있으며, 음원과 율동이 유튜브에 업로드 되어 URL을 클릭하거나 QR코드를 핸드폰으로 찍으면 바로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각 주제에 맞는 그 림들은 지도하는 교사와 수업을 받는 학생들 모두에게 교육적 가치가 있다 고 본다. 음양오행 관련 가사를 만들고, 노래 반주에 맞추어 8곡의 음반을 제작하였 다. 8곡 중 5곡은 율동 동영상을 촬영하여 초등학생들이 신체 활동을 통해 학 습 주제를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유튜브(YouTube)에 업로드 하였으며, 나머 지 3곡은 그림을 보며 노래하도록 유튜브(YouTube)에 업로드 하였다. 유튜브 (YouTube) QR코드와 URL을 논문에 넣었으며, 유튜브 URL은 클릭하면 바로 연 결되고, QR코드는 핸드폰을 사용하여 QR코드스캔으로 사진 찍으면 웹브라우 저로 바로 연결이 되어 터치만 하면 유튜브(YouTube)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 도록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동양적 철학에 내재 되어 있는 역사나 사상, 철학적인 내용 들이 교육과정에 반영되고 학습자의 습득이 용이하도록 설계되어 전통문화와 의 연계적인 교육 체계가 운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
성명학은 ‘성씨와 이름관련 종합학문’으로 아주 넓게도 보나, ‘운명과 연관 된 작명학’으로 아주 좁게도 보면서 점술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1990년 대부터 선행연구가 증가하면서 학술적 요건을 갖추어 가고 있으므로 이를 중 심으로 성명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검토했다. 성명학 관련 연구는 10,321건으로 상당히 많지만, 최협의성명학의 학술과 학 위논문은 82건으로 많지 않다. 명칭은 성명학이지만 ‘운명연관 해명이 포함된 작명학’으로 범위를 좁히고 있기 때문에 학문적 영역이 상당히 좁고, 학술연구 분야분류에도 없는 무적 학문이다. 가르치는 교수나 대학(원)도 거의 없이 석사 와 박사만 배출되고 있어서 성명학의 향후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논하기도 쉽지 않지만, 성명학 발전을 위한 학문적 정체 성 정립은 필수적이다. 이에 분석한 내용을 중심으로 제언하면, 첫째 성명학 은 운명론을 벗어나야 한다. 둘째 성명학의 범위 확대로 학문적 영역이 확보 되어야 한다. 셋째, 성명학의 학술연구분야분류가 필요하다. 넷째, 성명학 전 문가를 양성하는 대학(원) 교육이 시급하다.
『대육임필법부(大六壬畢法賦)』는 남송의 능복지(凌福之)가 저술한 육임 고 전이다. 이 고전에는 고시⋅관직과 관련된 이론이 수 곳에 산재(散在)되어 있 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지도 않거니와, 고시⋅관직론을 관통하는 사 상이 앞선 육임의 선행 연구에서 규명되어 있지도 않다. 이러하므로 본고에서 는 『대육임필법부』에 흩어져 있는 고시⋅관직론을 취합(聚合)해서 그 이론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대육임필법부』의 고시⋅관직론을 관통하는 사상을 연구 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동양의 음양오행사상이다. 음양사상과 관련된 것에는 육양격, 오행과 관련된 사상에는 관성(官星)이 있다. 과전(課傳)의 육양(六陽)이 양을 가리키므 로 음양사상과 관련이 있고, 일간의 관성은 오행의 생극(生剋)에서 비롯되었 으므로 오행사상과 관련이 있다. 둘째, 동양의 천문사상이다. 하늘의 적도를 따라 남북에 있는 별들을 28개 구획으로 구분한 것이 28수이고 이 28수는 12 지에 배속되어 있다. 丑에 배속되어 있는 두(斗)와 未에 배속되어 있는 귀(鬼) 가 일간 및 연명(年命)에서 서로 가(加)하면 고시에 합격한다는 ‘두귀상가격(斗 鬼相加格)’, 일덕귀인이 亥에 가하면 고위직 관리가 된다는 ‘덕입천문격(天門格)’은 모두 동양의 천문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12천장의 수장(首 將)으로서 나머지 11천장을 부리는 천을귀인이 자미원에서 천황대제를 보좌 하는 ‘천일(天一)’을 뜻하고, 12천장의 주작이 천을귀인의 명령을 따르므로, 천 을귀인 및 주작과 관련된 여러 격(格)들은 동양의 천문사상에서 비롯된 것이 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유학(儒學)의 핵심을 덕(德)으로 상정하여,『논어(論語)』의 덕(德) 과 연관한 도(道)⋅인(仁)⋅예(藝)와의 용례 분석에 기초하여 덕교육적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이는 도덕적 실천과 윤리적 가치의 다원성 및 사회공동체 의 역사문화적 배경 등을 견지하는 현대 덕 윤리학의 관점을 지지하는 연장 선상에서, 전통 교육이 표방하는 덕교육적 의미를 강조하고 지금의 교육을 성 찰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道)는 자연에 관한 이치를 표방하는 반면, 덕(德)은 인간을 주체로 하여 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하여 도를 이해하고 실행하 여 실제로 내 마음에 얻은 것을 덕이라고 하듯이, 공공(公共)의 가치와 지향점 을 체득하게 된다면 바로 도를 깨우친 덕인(德人)이 된다. 따라서 도는 덕에 의해 보다 구체화 된다. 인(仁)은 덕목 중의 하나로서 위계구조상 덕의 하위 범주에 해당하며, 덕의 속성과 특징으로도 논의된다. 그러나 『논어』의 핵심을 인으로 상정하고, 인을 구체적인 인간과 인간다움을 기반으로 이해하자면, 인은 모든 덕의 기초이자 본질적인 요소가 된다. 예(藝)는 예술이나 문예 등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지만, 인을 중심으로 하 여 구체적인 실천 덕목을 이행하고 실현함으로써 덕을 함양하고자 하는 도덕 군자를 주체로 하자면, 예(藝)는 군자가 탐구하는 유학의 학문으로서, 도덕적 실천을 중심으로 하는 덕교육적 교과 영역이나 교과 내용이다. 『논어』의 덕은 구체적인 실천 덕목과 확연히 차별화되어 진술되고 있지 않 고 있으며, 덕과 덕목 간의 위계구조 역시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논어』의 덕은 인(仁)을 중심으로 하여 실천 주체와 대상 또는 덕목 간의 관계성 측면 에서 중층구조를 띄고 있으며, 도(道)를 이해하고 깨우침으로써 공공(公共)의 가치와 선(善)을 지향하고 언행일치를 도모하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지속적인 이행과 함양을 촉구한다.
본 논문은 ‘박생광의 회화: 한국적 이미지의 추구’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실 증자료를 토대로 성찰하고자 한다. 그 동안 박생광에 관한 연구는 우리 민족 의 미가 표출된 2)그림이라는 틀 안에서 서술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작 품의 형식적인 부분에 있어 소재, 색채 등에 집중한 논문과 내용적인 부분에 서 민속, 무속, 민화 등 전통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연구한 논문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의 연구는 전통의 재해석이란 측면에서 박생광이 우리의 민속 적, 종교적인 요소들을 과감한 색채의 사용을 통해 승화시켰다는 점에 주목하 여 서술되었다. 이는 한국의 미의 재발견, 우리 채색화의 복권이라는 측면을 강조하여 그 의미를 찾고자 했으나, 박생광의 작품이 담고 있는 근원적 바탕 을 해석하기에는 부족하였다고 판단된다. 그가 어떠한 이유로 말년에 무(巫)에 주목했고,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자 했 던 것은 무엇인가에 관한 고찰 없이는 그의 작품이 갖는 진정한 의의를 분석 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무(巫)의 본질에 대한 해석이 우선시 되어야 하며, 작품만을 두고 단편적으로 분석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박생 광 작품의 특색은 기존의 세계관에서 탈피하여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 았던 무(巫)를 소재로 하여 우리 민족의 기층문화를 복권시켰다는 것에 있다. 조선 시대에는 지배층에 의해 멸시받았고, 일제 강점기에는 민중의 종교로 박 해받았으며 해방 이후에는 서구식 가치관에 의해 비합리적인 미신으로 천대받 았으나, 현재까지 끈질긴 생명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무(巫)이다. 이러한 연 유로 본 논문에서는 우선적으로 무(巫)에 관한 탐구를 통해, 그가 추구했던 한 국적 이미지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간의 논의들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본 연구는 여학교 설립을 통한 중국 근대 여성교육의 변화를 고찰하였다. 특히, 기존의 자료 중심 연구를 토대로 여학교의 설립과 이를 통한 여성교육 의 변화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먼저 여학교 설 립 과정에서 국내적 요인과 국외적 요인으로 구분하여 고찰하였다. 태평천국 운동, 양무운동과 같은 국내적 요인과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을 위한 국외적 요 인의 상호작용과 영향 속에 여학교가 설립되고, 여성교육이 경전중심의 전통 교육에서 서구학문 중심의 근대교육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는 교육 외에도 정치, 종교, 국제관계 등이 다양하게 얽혀 있다. 여성교육의 변화 에서는 여성교육의 확대와 여성지위의 변화를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여성 인 재 배출, 여성 능력의 향상, 해외 유학과 여성 교육, 남녀공학의 탄생에 주목 했다. 또한 여학교가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구심점이 된 점, 여성 문제 를 공유하고 개선하며 신문물과 새로운 인식의 확산에 기여한 점, 국가 발전과 여성교육을 연계하여 여성교육의 발전을 재촉한 점 등에 주목하였다. 근대 여성교육의 의미에서는 여학교 설립과 여성교육의 변화가 외부의 영향에 의 한 변화였고, 그럼에도 새로운 변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나아가 중국 근대 여성교육은 중국 스스로의 노력 발굴, 전통교육에서는 여성 교육의 긍정적 요소 발굴과 계승을 제안하였다.
이 글은 해행총재(海行摠載)에 수록된 문견록(聞見錄)을 중심으로 조선통 신사가 포착한 일본의 일상 지식을 확인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그에 따라 조선시대에 일본을 방문한 이들의 다양한 기록들이 담겨있는 해행총재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고자 했으며, 그중에서도 일본의 일상 지식이 자세히 담겨있는 문견록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먼저 2장에서는 일상 지식의 개념 정리를 필두로 조선통신사가 포 착한 일상 지식의 갈래를 구분하였다. 이어서 3장에서는 해행총재(海行摠 載) 문견록(聞見錄)에 나타난 일본의 일상 지식을 몇 가지 주제로 구획하였 다. 첫 번째는 ‘일본, 비일상에서 일상적 지리 공간으로의 전향’이라는 주제 로 논의를 진행하였는데, 인간의 거주지 확대는 지식의 확대로 직결되었으 며, 다양한 형태의 탐험적 행위는 공간적 지식의 범위를 확대시켜왔다고 판 단하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본의 일상적 지리 지식 수집 과정을 도식화 함으로써 다양한 층위의 지식 수집 양상을 밝혔다. 두 번째로는 ‘일상과 만 남 그리고 일본의 일상 문화 포착’이라는 주제로 논의를 진행하였는데 여기 에서는 조선통신사가 일본의 일상과 문화를 어떻게 기록하였는지 살폈다. 이는 일상 지식의 연구 범주 가운데서도 ‘일상과 사건’을 확인할 수 있는 자 료일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세계 : 우리 세계, 그들 세계’라는 영역까지 도 파악할 수 있는 연구 대상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세 번째로는 ‘일상생활에 관한 인식론적 탐색과 인류학적 접근’이라는 주제로 논의를 진 행하였다. 인식론, 즉 일본을 긍정적으로 보았는가 부정적으로 보았는가를 주로 다룬 선행 연구와 달리 인류학적인 시선에서 통신사행록을 다시 분석 하고자 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해행총재(海行摠載)에 수록된 문견록(聞見錄)을 다 루면서도 일본을 ‘일상’ 그리고 ‘지식’, 나아가 ‘일상 지식’으로 읽어내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해행총재에 수록된 개별 사행록에 대해 서는 대략적으로 일정 부분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문견록만 추출하여 ‘일상 지식’을 살핀 연구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울러 기존 선행 연구의 답습에서 벗어나 통신사행록 텍스트에 담긴 다양한 지식을 지리학, 문화사, 그리고 인류학 측면에서 들여다보고자 시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고 하겠다.
동아시아 자연주의에는 무위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 자 연주의를 직접적으로 표방하는 도가나 천도를 인간 측으로 끌어오는 유가철 학적 인간학에는, 그것들이 비록 함의의 차이를 갖기는 하더라도, ‘무위’를 매 우 중요하게 리더십의 언저리에 담고 있다. 무위’는 무위자연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이는 인간의 행위나 꾸밈이 없는 자연스럽게 공동체를 이끄는 리더십이라 해도 된다. 이 이념은 자연, 즉 ‘천’을 인간 내면의 ‘덕’차원에서 문제 삼은 유가철학의 리더십에도 매우 중시된다. 이는 세계 경영 차원으로까지 중요한 권장사항이 된다. 우리는 이런 면모를 대표적으로 유학의 3강령 8조목에서도 볼 수 있다. 대자(對自)와 대타(對他)에 걸쳐 있는 수기치인(修己治人), 수기안민(修己安民), 수기이경(修己以敬)의 ‘수기’라는 ‘자기리더십(Self-leadership)’ 맥락에서는 ‘무위 지치(無爲之治)’가 있다. 무위의 리더십은 잠정적으로는 ‘무위’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것은 일,현안 해결이나 공동체에 크게 기여하는 ‘유위’를 이룩하게 한다. 만약 리더가 ‘무위’한다면 그 공동체는 자발적으로 ‘유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공동체 구성원인 각자가 창의력이나 자발적 기운 또는 역동하는 욕망과도 같은 것을 소통할 수 있어서 기대할만하다. 한편, ‘무위’의 용어는 장뤽 낭시의 무위의 공 동체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런 점도 소홀하게 다루지 않으면서, 우리가 사는 현대를 위한 리더십 확보에 한 시사를 얻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