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불교의 대표적인 예경 의례인 ‘탑돌이(繞塔, pradakṣiṇā)’ 의 기원과 상징성, 그리고 그 문화적 변용 과정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특 히 초기 불교 경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오른쪽으로 도는 행위(右 繞, 우요)’의 의미에 주목하여, 고대 인도 브라만교 및 베다(Veda) 전통 에서 비롯된 방향 개념이 불교 의례에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분석하였 다. 나아가 인도에서 정형화된 우요 중심의 탑돌이 관행이 중국과 한국 에 전래되며, 각 지역의 사상과 문화에 따라 어떻게 충돌하거나 융합되 었는지를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논의하였다. 중국에서는 유교의 좌·우 질 서 개념과 불교의 우요 관념이 충돌하며 상징 질서의 재해석이 시도되었 으며, 한국에서는 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치며 탑돌이가 국가적 호국 의례 및 공동체 중심의 복회(福會)로 제도화되었다. 조선시대 억불 정책 이후 탑돌이는 민속화되어 연등회, 성밟기, 탑돌이 민요 등과 같은 세시 풍속 으로 변모되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불교 사찰의 연례 행사 및 문화 축 제로 계승되고 있다. 본 연구는 탑돌이의 방향성과 수행 방식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형되었음을 확인하며, 그 의례적 상징성과 공 동체적 기능이 여전히 유효함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통해 탑돌이가 단 순한 불교 의례를 넘어선 대표적 사례로 제시하고, 전통문화의 계승 구 조와 종교 의례의 사회적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