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태평광기 「재생(再生)」류와 설공찬전을 비교하여, 당대(唐代) 설화 를 북송 초의 제도적 질서 의식으로 재구성한 중국 저승관과 조선 초기 한국의 저승 관 및 정의 인식 차이를 규명하였다. 태평광기의 저승은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한 위계적 명부 체계와 절차적 심판이 작동하는 제도적 공간으로, 당대의 유·불·도 삼교 융합 사상을 계승하면서도 북송 초(北宋 初) 편찬자의 제도적 시각이 더해져 초월적 정의를 제도적으로 구현한다. 반면 설공찬전의 저승은 통치 질서가 불분명하며 공 찬이 명부의 제약 없이 빙의를 통해 직접 원한을 해소하는 주체로 그려진다. 이러한 차이는 당대에서 북송 초로 이어지는 중국의 삼교 혼융과 관료제적 질서, 그리고 조 선의 성리학적 질서와 제한된 법제라는 사회문화적 기반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본 연구는 태평광기 ‘鬼部’의 여성귀신 고사를 ‘인귀연애형’과 ‘파괴응징형’으로 분류하여 분석했다. 인귀연애형은 인간과 귀신의 정서적 교류와 사랑의 지속성을 중 심으로, 파괴응징형은 억울한 죽음을 겪은 귀신의 복수와 사회질서 전복을 특징으로 한다. 두 유형이 중첩된 서사에서는 감정의 대상에서 응징의 주체로 전환되는 ‘감정 적 전이 구조’가 나타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여성귀신 서사가 당대의 정서 구조와 젠더 질서를 반영하는 문화적 상징체계임을 밝히고, 여성귀신을 정서와 응징의 주체 로 재해석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향후 동시대 설화 및 타 문헌과의 비교를 통해 귀 신 서사의 문학적, 문화사적 함의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태평광기(太平廣記) 「수족(水族)」류 수괴(水怪)에 대한 후속 연구이자, 수괴의 주요 능력인 ‘변신(變身)’에 대한 심화 연구이다. 주요 텍스트는 「수족」류 9권 (권464∼권472)에 수록된 179편의 이야기이다. 우선 변신의 분포 상황 및 변신 전후 의 존재 형태에 따른 변신의 유형과 의미를 개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의 실 제 내용에 근거하여 변신의 발생 조건과 변신의 목적, 변신의 과정 및 지속과 해제 등으로 구분하여 변신의 원리와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 고대 수괴 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었으며, 변신이라는 장치 속에 들어있는 고대 중국인의 문 화적 경험과 상상력의 양상을 살필 수 있었다. 이는 고전의 활용 가치를 높여 현대 적 의의를 더하는 작업일 뿐 아니라, 중국 해양문화의 역사적 연원과 시대적 특징을 탐색하고, 해양문화콘텐츠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드는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태평광기는 북송 시대 이방(李昉) 등이 황명을 받아 편찬한 이야기 모음집[類書] 으로 모두 6,995편의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는 중국 설화문학의 보고이다. 본 연구는 태평광기 「수족」류 이야기 속의 ‘수괴’(水怪)를 정의하고 수괴의 특징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의 주요 텍스트는 「수족」류 179편의 이야기이다. 우선, 이 야기 속에 반영된 공통요소를 찾아 수괴를 정의하고, 이를 토대로 수괴를 추출해 분 포 현황을 정리한다. 다음으로 수괴 이야기의 실제 내용에 근거하여 수괴의 특징을 발생원인, 종류와 외형, 능력(변신, 현몽, 유혹) 및 퇴치법 등을 중심으로 분석해서 수괴에 대한 당시의 인식을 고찰하고 중국 고대 수괴의 세계관을 구축하고자 한다. 물[水]과 관련된 주요 콘텐츠인 수괴에 대한 연구는 기존 태평광기 연구의 공백을 메우는 의의를 가질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고전이라는 원천콘텐츠를 다양한 문화콘 텐츠로 활용하는데 있어 유용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 러 해양문화콘텐츠의 연구 제재를 풍부하게 하여 해양문화학의 구축과 발전에도 일 정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