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세기 러시아 작가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 조프가의 형제들』을 20세기 미국 정신과 의사 머레이 보웬의 가족체계이 론으로 분석한 학제간 연구이다. 소설 속 핵심 사건인 존손살인을 둘러 싼 카라마조프가의 문제를 보웬이 주장하는 가족체계의 역기능으로 접근 해 보려는 것이 연구의 목표이기도 하다. 보웬의 가족체계이론에 따르면, 카라마조프가는 만성불안이 지배하는 감정체계로, 분화수준이 낮은 아들 들이 서로 융합관계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맺은 삼각관계로 아버지를 죽이는 역기능이 발생했다. 이러한 가족구성원 전체의 기능적 문제로 접 근하는 방식은 등장인물 각각의 알리바이를 추적하면서 누가 진짜 범인 인지를 모색하고, 회개와 갱생을 촉구하던 기존의 연구 방식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아울러 인륜을 저버린 한 가족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통해 당대 러시아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자 했던 작가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도 좋은 잣대가 되어줄 것이다.
본 논문의 목적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제5권과 제6권에 수록된「대심문관의 전설」과「러시아 수도사」를 중심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종교관을 분석한 후, 문학에 형상화된 종교성의 문제가 인성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기술의 발전과 축적된 자본의 세계화로 21세기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운 번영을 누리고 있지만, 배금주의가 빚어낸 도덕적 타락으로 개인의 개성과 인성이 파괴되는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물질적 번영보다 내면적,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회를 위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문학에 형상화된 종교적 테마는 인간의 본심(本心)을 일깨워주는 주요한 모티브가 된다는 점에서 인성교육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 본성의 한계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대심문관의 전설」과 그에 대한 예술적 답변으로 기획된「러시아 수도사」는 죄의 근본적 의미와 인간이 어떻게 그 죄를 극복하여 서로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기적을 낳을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이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간에 내재 된 신의 이미지로, 인간 내면에 관한 탐구는 곧 신에 관한 탐구이자 존재를 도덕적 주체로 입법하는 근본적 토대임을 형상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