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나쁜 남자’, 즉 도덕적으로 결함 있는 남성 인물을 중심으로, 오스틴 소설에서 드러나는 이들의 서사적 기능과 젠더 권력의 의미를 살펴본 것이다. 본 연구에서 는 오스틴의 장편소설 6권과 미완성 작품인 『왓슨 가족』에 등장하는 남 성 인물 중 ‘나쁜 남자’를 세 범주로 나누어 유형화하였다. 그들은 매혹 적인 바람둥이, 위선적 출세주의자, 그리고 침묵을 앞세운 책임회피자이 다. 『왓슨 가족』의 톰 머스그레이브, 『이성과 감성』의 존 윌러비와 『맨 스필드 파크』의 헨리 크로퍼드는 매력적으로 감정을 연출하지만 실천하 지 않는 무책임한 바람둥이로 분류하였고, 『오만과 편견』의 조지 위컴, 『노생거 사원』의 존 소프와 『설득』의 윌리엄 엘리엇은 감정을 가장하여 자신의 이익과 신분 상승을 추구하는 위선적 출세주의자로 보았다. 『왓 슨 가족』의 오즈번 경, 『엠마』의 프랭크 처칠과 『오만과 편견』 초반부의 다아시는 감정을 숨기거나 침묵함으로써 여성 인물에게 정서적 혼란을 초래하는 침묵하는 인물 또는 책임회피자로 분류하였다. 이처럼 오스틴 작품의 나쁜 남자를 세 유형으로 나누어 고찰하는 과정에서 오스틴이 당 대 가부장제 사회에서 ‘신사’라는 외양 아래 감춰진 도덕적 위선을 어떻 게 비판하는지, 이들 나쁜 남자는 오스틴의 여주인공의 도덕적 성장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