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함허선사(1376~1433)의 사상을 살펴봄과 동시 에 수행과 깨달음에서 오는‘비움과 충만’의 시적 미학을 모색하는 데 있다. 함허는『현정론』을 통해 유자들의 불교비판의 부당성을 주 장하고‘유불융합’의 회통과 조화로운 관계 모색을 통해 불교의 정체 성을 지켜내려 했다. 그의 이러한 사유와 실천은 앞서간 선사들을 통 한 자기 확인, 점수(漸修)의 과정을 담은 관조의 시, 산사에서 느끼는 한가함과 탈속무애한 정서가 내재된 시편들을 통해 잘 드러난다. 함허의 이러한 시적 세계는 직관을 통한 교화사상과 자연과 조화를 이룬 시심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연과 조화를 이룬 무 심의 세계는 그의 선적 직관과 시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어 빚어낸 물아일여의 깨달음의 세계이다. 여기에는 내려놓기와 걸림이 없고 무심한 삶의 관조의 세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함허의 수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역시‘선다일여(禪茶一如)’의 수행이다. 그래서 함허는 깨달음을 얻어가는 수행 과정에서 차로 마 음을 맑히고 진여를 찾는다. 한 잔의 차를 마심으로써 집중과 통찰을 높이고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관조하며 깨달음에 이르렀던 것이다. 일체의 집착을 놓아버리고 무심의 상태에서 사물을 관조하는 무심합 도에서 배태된 함허의 맑고 투명한 언어의 시편들은 내려놓기와 비 움의 지혜를 준다. 또한 그의 이러한 시편들은 텅 빈 충만의 세계를 보듬게 함으로써 번다함과 집착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지친 심신 을 치유하는 한 줄기 바람으로 작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뇌과학은 심리학이나 정신과학의 영역을 넘어 신체적 질병과 관련된 임상 영역에서도 중요한 분야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이제 심신통합치유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이론적 기반으로서 자리잡고 있다. 몸의 질병은 더 이상 몸만의 질병이 아니며, 마음의 질병 또한 마음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심신의학이나 신경생리학을 통해 설명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몸과 마음의 상태를 통합하고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있는 것이다. 뉴로아트테라피(neuroart therapy)는 신경과학 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심신의학적 개입법들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전인적 치유기법으로서, 다양한 표현 예술치료 활동과 첨단 뇌기능 훈련을 핵심적 치유 매체로 활용하여 몸과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고, 내적 잠재력과 정서를 계발하여 심신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치유 분야이다. 뉴로아트테라피는 인간 개개인의 개별성과 그를 둘러싼 환경과의 역동성, 그리고 심신상관성에 입각하여 개발된 치유적 접근법이다. 또한 내담자의 몸과 마음에 내재된 치유력의 회복과 신경계를 통한 적응적 반응의 생리학적 각인을 치유의 객관적 목표로 삼는다. 뇌의 통합적이고 조화로운 기능이 결국 심신의 건강을 결정한다는 전제에 기초하여, 모든 심신의 증상에 대한 치유에 있어서 뉴로아트테라피의 신경학적 최종 목표는 전뇌의 균형과 조화이다. 뇌의 신경망은 학습, 경험에 의해 지속적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강화 또는 소멸되는데, 그 신경망의 양상이 개인의 성격, 습관, 생리적 특성, 질병에 대한 취약성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뉴로아트테라피의 치유 과정은 신경계에서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하며 긍정적 경험으로 기억되며, 그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새로 형성된 신경망이 기존의 부적응적인 생리과정을 점차로 소거하고 대체하는 신경학적 과정이 수반된다. 뇌는 곧 전신의 생리적 기능과 심신의 상태를 조절하고 마음과 행동을 조형하는 곳이므로, 뇌의 변화를 추구하는 치유의 방식은 영속적이고 포괄적인 전인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모두 내담자 자신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치료자 중심의 접근 방식들과 다르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의 참여는 새로운 내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와 같은 효과가 체화되면 약물과 같은 외부의 치료적 개입이 지속하지 않아도 효과가 유지된다. 또한 이러한 치료는 잠재된 능력을 계발하고 삶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전인치유의 기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