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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1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2000년 이상 전에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에 등장하는 흉노부터 13세기에 칭기스 칸이 창설한 몽골 제국, 그리고 손자 쿠빌라이 칸이 만든 세운 대원 올스(원조, 元朝)를 거쳐 오늘날까지 몽골 고원은 계속 유목사회였다 .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는 유명한 만리장성은 사실 농경문명과 유목문명의 지리적, 문화적 경계선이기도 하다. 본 논문은 몽골 고원 즉 현재의 몽골과 중국의 내몽골 자치구를 대상지로 하여 유목문명에서 성장한 도시와 건축 및 장인에 대해 설명한다. 몽골 고원의 초원지대에서는 식물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층은 30cm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아래는 모래층, 점토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토양층이 얕기 때문에 작은 구멍이라도 파면 풀로 굳어진 토양층이 노출되면서 바람에 날아가고 이듬 해에는 사막화된다. 즉, 농업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토지인 것이다. 이러한 초원지대의 지리적, 환경적인 조건에 적합한 방목이 생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가족의 50배, 혹은 100배 이상의 가축들과 함께 생활하는 이 생산방식으로는 계속 한 곳에서 방목할 경우 환경에 미치는 부하가 커지기 때문에 장소를 옮겨가면서 생활하는 ‘유목’이라고 하는 생활 양식이 성립했다. 유목사회와 농경사회의 토지소유에 관한 결정적인 차이는 유목사회에서는 토지에 대한 개인의 소유권이 없다는 것이다. 한 곳에서 일정기간 생활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생활 양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활 양식에 맞게 이동할 수 있는 건물 게르(중국어로는 '몽고포(蒙古包)'라고 부른다)가 탄생해 수천년의 진화를 거쳐 현대에 계승되었고 계속해서 변용해가고 있다. 즉, 토지를 '공유'하는 사회시스템에 기반해 이동을 전제로 하는 방목에 의한 생산방식과 생활양식의 니즈로 인해 토지에 속박되지 않는 도시, 건축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유목사회에는 전통적인 생산기술과 생활양식이 축적되어 있으며 그 기술과 문화는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널리 보급, 응용되어 유목문명을 구성하고 있다. 인류 역사 속에서 농경문명이 해양문명이나 유목문명보다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근대 이후에는 해양 문명이 각광을 받고, 최근에는 정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네트워크 사회가 형성되어 주거와 직장 모두 정해진 장소에 고정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유목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토지에 속박되지 않고 도시와 건축을 만들어내는 지혜는 현대사회에서도 유익하다. 또한 유목사회에서는 일상생활을 항상 이동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지품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므로 중국 내지, 일본과 한국처럼 근세 이후 장인에게 전문 도구가 계속 늘어나는 것과 달리 유목민의 장인은 어떻게 도구를 늘리지 않아도 제조를 할 수 있는지에 최선을 다했다. 동시에 13세기 이후에는 이동건축양식의 시스템화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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