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구조주의 비평을 활용하여 구약성서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 창 세기 19:1-38)를 한국 전통 설화인 <장자못> 설화와 비교함으로써, 고대 이스 라엘과 한국 전통 설화에 내재한 ‘금기’와 ‘위반’이라는 원형적 상상력과 사유 체계를 지배하는 심층구조를 고찰한다. 두 이야기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금기와 위반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여성의 석화(石化)라는 공통된 구조적 모티프를 공유한다. <장자못> 설화에서는 하나님의 천사 대신 스님이 등 장하고, 롯의 아내 대신 착한 며느리가 등장하는 등 문화적 요소의 차이가 존재 하지만, ‘뒤돌아보지 말라’는 금기 위반으로 인한 변신이라는 서사 구조는 유사 하다. 롯의 아내가 정화, 보전, 불멸, 계약을 상징하는 ‘소금’ 기둥으로 변하고, <장자못> 설화의 며느리 역시 금기 위반으로 ‘돌’이 되는 변신은 성스러움과 속 됨의 경계에 위치한 인간의 존재와 통과 의례의 어려움을 상징하며, 인간의 연 약함과 경계 넘기의 한계를 드러낸다.
본 연구는 요엘서 전반부(「욜」 1:1-2:17)의 ‘메뚜기 재앙’을 ‘죄-심판-회개-구원’의 언약적 관점의 해석에서 벗어나, 메뚜기 떼로 인한 자연재해의 원인을 문학적 기교인 아이러니(irony)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해석한다. 인간의 유한성과 한계를 메뚜기 재앙을 통해 보여주는 요엘서 본문은 구체적인 백성들의 죄의 본질에 대해 침묵하면서, 재앙으로 인해 고통과 절망으로 점철된 세상과 백성들이 불가피하게 맞이해야 하는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요엘서는 백성들의 죄에 대해 단순한 회개의 요청을 넘어 올바른 애도의 행위를 통해 그들의 수치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자부심을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요엘서 본문이 직접적으로 묘사하거나 또는 침묵하면서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메뚜기 재앙’의 아이러니는 예언서의 언약적 관점에 근거하여 본문이 지지할 수 없는 간격 메우기(gap-filling) 방식의 해석을 지양하고, 오히려 아이러니를 아이러니 그대로 수용하면서 대안적 해석을 모색할 때 정교하게 구성된 요엘서의 문학적 기교와 가치를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