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예이츠와 김종길 시에 나타난 ‘비극적 환희’를 연구한 논문이다. 두 시인은 각자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비극적 환희’로 극복하려는 공통점을 지닌다. 비록 산 시기와 장소는 다르지만 ‘존재의 통합’ 내지 ‘자기실현’을 이루려고 각자의 시에서 ‘비극적 환희’를 공유한 것 같다. 이에 논자는 그들의 시에 나타난 어려움을 ‘비극적 환희’로 수용하면서 최선을 다한 두 시인의 친연성을 탐구한다.
예이츠는 정신을 물질보다 더 중시했지만 물질을 배격하지 않은 신비주 의자이다. 또 20세기의 마지막 낭만주의자로 자처한 예이츠는 꿈을 진리로 간주하며 꿈을 소중하게 여겨왔다. 그는 꿈을 통해서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는 진리를 볼 수 있다고 믿었던 시인이다.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길은 얄팍한 과학지식보다는 정신을 대변하는 꿈과 초월을 통해서이다. 논자는 예이츠 시에 나타난 꿈의 여러 형태들 중에서 상상력, 계시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볼 것이다. 예이츠 시에 나타난 꿈은 단일한 의미가 아니라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나타난다.
낭만주의 시대의 마지막 시인으로 자처한 예이츠는 꿈을 진리로 간주하며 꿈을 유달리 귀하게 여겨왔다. 그는 꿈만이 이성적 인간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내면을 투시하게 해준다고 믿었던 시인이다. 세상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은 얄팍한 과학지식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이다. 논자는 예이츠 시에 나타난 꿈을 네 가지 속성 즉 환상, 비전, 상상력, 계시로 구분하여 꿈의 특성을 밝혀본다. 특히 이번 논문에서는 꿈의 다른 형태인 환상과 비전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예이츠 시에 나타난 꿈은 단일한 의미가 아니라 맥락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드러낸다는 점이다.
예이츠는 보는 이에 따라 여러 견해를 가질 수 있는 작가이다. 다양한 평가는 그의 작품 안에 탈식민주의 문학의 여러 가지 측면이 존재함을 나타내는데, 탈식민적이고 포스트모던한 면을 초․중․후기시를 통해서 논의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서 그는 일생동안 아일랜드의 고유한 역사와 신화, 전설을 자국민들에게 상기시키면서, 문학과 예술을 고취시킨다. 식민지배자인 영국의 시 형식을 비틀고 시어를 변화시키면서 탈식민성을 지향하고, 아일랜드인에게 민족주체성을 되찾게 하고 영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해방적인 측면을 드러낸다. 마침내 포스트모던한 아일랜드에서 파편화 된 자신을 노정시키면서 새 출발을 다짐한다.
본고는 예이츠의 1920년대 동양시편에 재현된 경계적인 입장을 확인코자 한다. 이 시기에 그는 네 편의 상상의 동양시편 즉 「하룬 알-라쉬드의 선물」(1923), 「비잔티움으로의 항해」(1928), 「모히니 채터지」(1928), 「비잔티움」(1929)을 발표한다. 이 기간에 예이츠는 동양에 대한 오리엔탈리스트의 환상을 반영하면서도, 이들 작품에서 비집고 나오는 틈새를 통하여 영국계 아일랜드인의 경계성과 자신의 분열된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가 상상한 동양은 여전히 도피의 공간이지만 1880년대의 동양시편보다는 더욱 생기 넘치는 환상적인 과거의 재현이다. 또 「모히니 채터지」에서는 종전보다 더 간결한 시형을 시도하면서, 더 많은 공간을 만들면서 구속감을 덜어준다.
예이츠의 후기시(1920-1939)를 탈식민주의 입장에서 보려고 한다. 1920 년대 그의 시적 성향은 그 동안에 잠복되어 있던 영국에 대한 저항정신이 되살아나지 만, 만년으로 접어든 1930년 이후에 발표된 “동양시편”에서 영국에 대해 새로운 전기 를 맞는다. 이들 “동양시편”에 재현된 시적 표현에서 예이츠는 “상상의 동양”을 식민 주의자나 피식민지인의 도피의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영국에서 받은 유 산과 아일랜드인으로서의 정신적인 분열에 마침내 마침표를 찍고, 화해를 암시하면서 극복과정의 일환으로 제3의 공간을 “차분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예이츠는 「1913년 9월」에서 중산층의 물질중시와 현실안주를 비난하면서, “낭만적 아일랜드”가 사라진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영웅적인 투사들은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죽었지만, 그는 새로운 아일랜드 창조에 중산층과 강경한 민족주의자들을 오히려 방해요인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낭만적 영웅심’이 사라지게 한 현 상황에 자신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인식하면서, 화자인 예이츠의 분열된 혼란스러움이 재현된다. 「1916년 부활절」에서도 부활절봉기에 대한 화자의 유동적인 마음이 잘 나타는데, 봉기에 수반된 폭력에 대한 찬사라기보다는 폭력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낸 양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들에서 재현된 예이츠의 입장과 태도는 고정되거나 미결정의 상태로 끊임없이 출렁이는 이중성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