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피아노 소나타, Op.26> 제2악장 스케르초에 나타나는 로망스에 관한 내용을 다룬 것으로 로망스란 프라이의 4가지 내러티브 원형(로망스, 비극, 아이러니, 코메디) 가운데 하나이다. 로망스 내러티브를 위한 분석방법으로는 믹즈닉과 리츠카, 타라스티의 방법을 수용⋅확장한 알멘의 “내러티브 이론”을 바탕으로 삼았다. 아울러 쉔커식 분석 이론이 갖는 음악구조에 대한 ‘거시적 통찰’의 장점을 활용하여 음악표현에 내재한 의미적 단서뿐 아니라, 거시적 형태의 동기적 관련성을 조망함으로써 알멘과 구분되는 필자의 내러티브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26> 제2악장 스케르초가 로망스 내러티브 원형임을 판단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졌다. 한 가지는 조성구조의 측면에서이고 다른 한 가지는 형태론적 측면에서이다. 베토벤 스케르초가 갖는 조성의 유표성은 작품이 갖는 고유한 특징으로서 다른 조성들의 견제 속에서 으뜸조성으로 복귀되는 전형적인 로망스의 특징을 나타낸다. 또한 제스처들과 음형 등의 형태론적 분석을 통하여 갈등 요소들이 시간적 차원을 거쳐 스케르초 로망스의 의미적 관점을 수립하는 내러티브의 틀을 이루어감을 알 수 있다.
본 논문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Op. 81a ≪고별≫(Lebewohl) 제1악장에 대한 두 가지 내러티브 를 담고 있다. 첫 번째 내러티브는 외적인 분석으로서 음악의 여러 층위에 배태(胚胎)된 토픽들을 확인하고 그 의미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래트너(Leonard Ratner)와 아가우(Kofi Agawu)의 양식 적·기호학적 연구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다양한 음악적 측면들에 대한 철저하 고도 섬세한 고찰들이 연합된 ‘해석학적인 담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벗을 향한 향수를 상징하는 ‘고 별’의 모토와 슬픔의 표상(表象)인 ‘샤콘느 4도선’은 이 작품이 내포하는 복잡한 음악극의 근간을 이 룬다. 이 음악극에서 고별 모토와 샤콘느 4도선은 프랑스 서곡, 노래하는 알레그로, 화려한 양식 등 과 같은 음악적 기표들과 연합되어 다층적 의미를 생산한다.
두 번째 내러티브는 중경층에 대한 내적인 분석으로서 거시적 수준의 보조음 음형을 작품의 응 집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베토벤의 소나타 형식의 취급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소나 타 형식을 새로운 차원의 삼분할로 보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개진되며, 결론에서는 이 두 내러티브 분석의 융합과 평가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베토벤적인 것’에 대한 숙고가 이루어진다.
음악은 화성과, 조성, 그리고 디자인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매개변수들의 조합으로 이루어 진다. 이러한 매개변수들은 서로 다르게 작용하여 음악 안에서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낸다. 긴장과 이완은 악곡 안에서 하나의 영역으로 구축되기도 하는데, 조성음악 형식을 대표하는 소나타 형식에서는 거시적인 화성진행의 틀에 따라 발전부가 긴장의 영역이 된다. 따라서 발 전부에서는 매개변수들이 서로 다르게 조합되어 긴장을 연장해주는 사건이 일어난다. 본 논 문에서는 베토벤 발전부의 조성, 화성 그리고 디자인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음악의 매개변 수들이 어떻게 작용함으로 긴장의 강도를 조절하며 연장해 나가는지 분석하였다.
발전부는 서로 다른 기법을 사용하여 거시적인 화성의 연장이나 진행이 나타남으로 논리 적이 조성체계를 갖는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조성체계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발전부를 음 형과 화성에 따라 보다 세부적인 하위단락들로 구분하고, 이 단락들의 서로 다른 형식적 기 능을 살펴보았다. 이후 이러한 단락들이 발전부 내에서 어떤 논리적인 화성체계를 가지고 긴 장을 연장하는지 분석하였다. 뿐만 아니라 베토벤 소나타 안에서 근본적인 화성진행을 하는 악곡들과 이러한 진행에서 벗어난 악곡들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의 화성어법의 특징과 조성음악의 성격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