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化生寺→弘福寺→法門寺→鞏州城→河州衛→福原寺→雙叉嶺→鎭山太保劉伯 欽→兩界山[五行山]에 이르는 『西遊記』 출발단계의 에피소드 배치가 유식 5위의 최 초 2단계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찰한 논문이다. 삼장의 중국 내 여행은 유식 수행의 資糧位, 그중에서도 十住에 해당한다. 그것은 삼장의 여행이 주로 숙박하여 묵는 일 [住]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 등 몇 가지 소설적 장치의 고찰을 통해 확인된다. 삼장의 雙叉嶺에서의 체험은 유식의 자량위, 그중에서도 十行에 해당한다. 그것은 쌍차령에 서 만난 진산태보가 십행의 善伏 삼매를 성취한 功德林 보살의 형상으로 해석된다는 점을 포함한 몇 가지 비유와 상징에 대한 고찰을 통해 확인된다. 삼장의 쌍차령 천 도재 이야기와 兩界山 직전까지의 여정은 자량위, 그중에서도 十廻向에 해당한다. 또 한 양계산과 양계산 직후의 체험은 加行位의 각 단계에 상응한다는 점을 살펴보았 다. 그것은 손오공이 양계산을 뚫고 나오기 전에 삼장 일행을 동쪽으로 7∼8리 훨씬 넘게 거꾸로 돌아가도록[十廻向] 하는 점 등의 소설적 장치에 대한 고찰을 통해 확인된다.
『서유기』는 삼장, 孫悟空 일행이 서천여행을 하면서 겪는 81가지 고난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81難은 완전한 진리의 성취에 이르기까지 거치게 되는 점차적 단계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각각의 에피소드는 자기완결성과 전후맥락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그래서 출발에서 도착에 이르기까지의 맥락적 관점에서 보면 전체 81난은 하나의 큰 원형고리를 형성하며, 자기완결적 관점에서 보면 각 에피소드는 전체의 큰 고리에 꿰어지는 작은 원형고리들이 된다. 그것은 중국선에서 완성된 돈오선과 점수선의 도리를 하나로 통합하여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본고에서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자기완결성을 갖고 어떻게 전체적인 전후맥락성을 구성 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것은 車遲國의 도술시합이 中道, 對法 등과 같은 불교적 진리와 실천을 어떻게 비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지를 해석하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다.
이 논문은 손오공과 제신들 간의 전투에 대한 불교적 독해를 주제로 한다. 서유기는 당 玄奘의 구법여행을 그 소설창작의 모티프로 삼고 있는 바, 이로 인해 전체 여정은 물론 각 장의 이야기와 주제의식 또한 현장의 불교적 실천과 긴밀한 친연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 된다. 또한 서유기는 다양한 불교적 사상들을 문학적 형상으로 녹여내고 통합한 현장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孫悟空의 형상 또한 그 탄생, 도술학습, 諸神과의 전투, 서천 여행과정에 서의 역할 등에 있어서 일관된 불교적 메시지가 발견된다. 요마에서 성인으로 승화하는 그 전체적 여정은 유식의 轉識得智의 경로를 밟고 있으며, 각 장의 모험담은 空性의 깨달음이라 는 주제의식의 구현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손오공의 형상과 역할을 고찰한다면 서유기에 대해 보다 풍부하면서도 일관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고에 서는 손오공과 제신의 전투를 자아의 집착과 그 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보고 그 의미를 천착 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불교에서 三法印으로 규정하는 無常ㆍ苦ㆍ無我라는 삶의 본질에 대한 부정으로 시작되어, 그 집착에 대한 관찰로 이어지며, 자아의 공성에 대한 발견으로 일단락된 다.
『서유기』는 불교적 구도의 과정에서 각 층위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며 승화해 가는지를 그려낸 소설이다. 본고에서는 豬八戒의 이름과 거처, 그의 데릴사위 살림, 그리고 손오공과의 관계에 주목한다. 이 각 측면에 대한 고찰을 통해 그 인물형상에 담긴 불교적 상징과 비유,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떠한 불교적 주제의식을 구현하고자 하는가를 밝혀보고자 하는 것이다. 저팔계는 天蓬元帥, 豬剛鬣, 豬悟能, 豬八戒의 이름을 갖는다. 그 이름은 각기 번뇌의 대표 (천봉원수), 자아의 집착(저강렵), 주체와 대상의 불이성을 깨달으라는 과제(저오능), 자아의 승화를 위한 실천방안(저팔계) 등을 상징한다. 저팔계의 거처 또한 풍부한 상징적 함의를 갖 고 있는데 烏斯藏國은 달의 나라로서 진리를 대상화하여 집착하고 있는 팔계의 현주소를 드 러내는 이름이다. 福陵山은 팔계가 복을 쌓아 산을 이루는 방식으로 구도에 임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雲棧洞은 팔계가 걷고 있는 것이 허구의 길이므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음을 말해준다. 저팔계는 달을 상징하는 姮娥, 卯二姐, 翠蘭에게 집착한다. 그것 은 진리에 눈뜨는 길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일로서 팔계가 줄곧 데릴사위의 살림을 산다는 사실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다음으로 저팔계는 손오공과의 관계를 통해 그 자아의식 으로서의 본질이 잘 밝혀진다. 손오공은 팔계를 감시관찰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은 서천여 행의 핵심내용이 된다. 불교적 진리는 마음의 작용(팔계)을 밝게 관찰하는(손오공) 일을 통해 서 밝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팔계는 서천여행이 끝나고 여래에게 정단사자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 그것은 출발시의 팔계가 갖고 있던 8만 4천 번뇌가 있는 그대로 8만 4천의 지혜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음을 밝히는 이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