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는 18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문화적 그리고 지성적 움직임이었다. 그 것은 삶과 현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전통적인 권위였던 종교성에 대항하여 이성의 힘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항상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면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성과 과학 그리고 기술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인하여 때 론 인간성의 파괴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 는 이 러한 계몽주의가 한창이던 시대에 쓰여졌다. 흥미롭게도 이 소설은 인간의 이성 과 신앙이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내적으로 연관되어질 수 있는 가능성 을 보여주고 있다. 첫째, 계몽주의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이성의 힘이 크 루소가 일상의 필요한 것들을 창조해 내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점은 분 명하다. 일상의 필요한 것들은 일종의 미시적 의미의 문명이나 문화를 암시한 다. 둘째, 제국주의와 노예문제와 관련하여 크루소는 계몽주의의 부정적인 면을 보여준다. 셋째, 이성과 신앙은 크루소의 회심의 과정과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앙과 이성의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의 논란과 해결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난제로 남은 후기 하이네의 종교관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한다. 신앙과 이성의 조화 속에서 하이네는 맹신과 광신에 빠진 기존의 종교제도를 비판할 수 있었으며, 현실에 대한 부정과 체념을 넘어 역사의 올바른 전개를 위한 미래의 비전을 견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하이네의 이러한 이성을 신앙적 이성이라 규정하였다. 하이네에게 있어서 신앙과 이성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았고, 보완적인 관계 속에 양립할 수 있었다. 그는 신앙과 이성이 빚어내는 긴장과 갈등의 관계 속에서 신을 인식하고 증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역사현실의 부정성을 인식하고,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