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연구목적은 20세기 초 조선인 여자 일본유학생들의 도일실 천을 피에르 부르디외의 '장' 이론에 입각하여 재해석 해보고자 함에 있 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사회를 다양한 사회적 '장'들로 이루어진 유기체 로 해석하였는데, 각각의 장들에서는 행위자들의 행위적 실천이 발생하 고 있고, 행위적 주체들은 여러 사회적 '장'에 동시에 소속되어 있다. 이 러한 시각에서 바라볼 때, 근대 조선의 지식인 사회 역시 여러 '장'들로 분화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장'들은 본 연구의 연구대상인 15명의 조선인 여자 일본유학생들의 '도일유학' 행위의 실천 영역으로서, 각 '장'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결되어 있었고, 이들 여자 유학생들은 동시에 이러한 '장'들에 몸담고 있었다. 20세기 초 조선 인 여자 일본유학생들은 도일 실천에 있어서 어떠한 '장'들을 공유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도일'이라는 행위적 실천 양상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가.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교육사회학적·교육인류학 적인 시각에서 부르디외의 '장' 이론을 적용하여 재해석을 시도하였다.
본고는 소눌 노상직의 학문이 영남유학의 전통 속에서 어떠한 측면을 계승하 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노상직은 이황과 조식을 함께 높이면서도, 정구의 실용주의적 노선을 더욱 중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주 자 正脈이 이황에게 이어진다고 하면서, 정구와 허목 등을 통해 허전에게까지 그 맥이 전해진다고 보았다. 이는 근기 남인의 학문을 계승한 것이지만, 그 스 스로가 허전의 제자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로 학통이 이어진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노상직에게 있어 하나의 자부심으로 작용했을 것임에 틀림이 없고, 여타 영남 좌우도의 선비들을 폭넓게 교유하면서 사상사적 진폭 을 넓혀나가기도 했다. 노상직의 학문은 ‘수양론에 바탕한 실용학풍’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당을 건 립하고 수양론에 입각하여 강학활동을 전개하면서 저술과 출판사업을 벌였던 것은 이 같은 측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중요한 예가 된다. 특히 근기 남인의 실 학연원을 튼실히 하면서 자암서당을 중심으로 학도들을 기르며 이들에게서 미 래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점, 다양한 저술과 출판을 통해 전통문화를 정리하고 널리 보급하고자 했던 점은 모두 위기적 현실에 대한 응전력을 키우기 위한 것 이었다. 이 같은 측면에서 그의 실용학풍은 결국 구국의 의미도 동시에 지닌다 고 하겠다. 소눌학은 무엇보다 江岸學的 特性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협의적 개념으로 16세기 이후 낙동강 연안의 유학사상을 의미하는 강안학은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으나 정구의 한강학이 담지하고 있는 실용주의적 경향은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강안학은 강좌지역의 퇴계학과 강우지역의 남명학을 넘나들며 새로 운 학문적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는데, 그 선두에 한강학이 있고 그 마지 막에 소눌학이 있었다. 따라서 강안학은 퇴계학과 남명학을 발전적으로 계승하 면서 또한 이를 당대의 환경 속에서 응용하려는 학문의 실용성을 충실히 담보 하고 있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