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를 통해서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 백남준은 철학적이고 미학적인 토대 위에서 그의 비디오 예술을 정당화하려고 했다. 그의 한 가지 전략은 그의 비디오 예술과 노버트 위너의 사이버네틱스를 연관 짓는 것이었다. 백남준은 비디오 예술과 사이버네티스 모두 피드백이라는 공통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서 이 둘 모두가 복잡한 피드백 메커니즘 때문에 결정론적인 통제로부터 벗어난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예술가가 텔레비전 영상을 조작하고 이에 관객이 참여하는 것은 예술가, 예술작품 (텔레비전 이미지), 그리고 관객 사이에 복잡한 피드백 연결고리들을 만들기 때문에 이 전체적인 과정은 결정론적인 통제나 예측을 벗어난다는 것이었다. 이런 비결정론은 예술을 만드는 과정에 관객이 참여하는 것을 충분히 정당화했다. 백남준은 또 이런 사이버네틱스의 피드백을 불교와 음양의 동양철학을 통해 해석했다. 사이버네틱스는 그로 하여금 그의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서양의 비디
오 예술 속에 내재한 동양적인 요소를 찾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논문은 예술적 상상력의 역할을 수행하는 수학의 활동을 조명한다. 예로부터 수학은 아름다움의 원리로 간주되었고, 예술 실천에 적극 활용되었다. 예술은 수학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했고, 그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했다. 지난 세기 중반, 이러한 메커니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예측 불가능한 형상들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수학 공식이 그 자체로 예술적 상상력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수학 공식은 정확하고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형상을 발생시켰고, 이로부터 자연스럽게 예술 실천의 기계화, 시스템화가 촉발되었다. 예술적 관념은 알고리즘의 활동을 통해 확장되고, 이른바 ‘손 없는 창조’가 현실화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새로운 감각화 프로세스는 수학과 예술의 창조적 연결의 산물이다. 막스 벤제가 ‘초합리성’이라 칭했듯이, 양자의 예측 불가능한 접속은 언제나 새로운 미적 현실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자신의 작업을 중심으로 수학과 미술의 연결고리, 즉 정상분배의 수행성을 탐구하는 수단으로서 수학적 모델의 원리를 고찰한다. 본 논문은 자신의 작업과 제작과정 에 대한 기술과 작업과 제작과정 모두에 작용하는 수학적 측면에 대한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석의 부분은 작가 자신과 가상의 질의자 간의 문답 형식으로 제시되고, 작가의 동기와 수학이 작업과정에 작용하는 상이한 면들을 포괄하여 진행된다. 행위자 연결망 이론가인 미셀 칼론의 이론에 따라 제작과정은 ‘번역’의 연쇄망으로 기술될 것이며, 예술작품이 점점 수학적 공식의 대변인이 되지만 결국 전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분석 부분은 수학을 사용하는 작가들의 간략한 토론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