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녠(剪黏) 기술은 대만 사찰과 전통 민가에서 매우 널리 사용되며, 젠녠기술은 `전화(剪花)', ` 첸츠(嵌瓷)'라고도 한다. 제작 시에는 먼저 회반죽으로 인물, 꽃, 새 등의 거친 형태를 만든 다 음 집게로 그릇 조각이나 유리를 잘라내어 마르지 않은 회반죽에 박아 넣어 완성한다. 작품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제한을 받지 않으며, 지붕이나 패두(牌頭), 수차도(水車堵), 지두(墀頭), 측 벽 꼭대기 등에서 모두 다 이러한 장식을 볼 수 있다. 대만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사찰과 민 가의 개조 및 보수로 인해 예술적 가치가 있는 초기 젠녠 작품들이 대부분 파괴되었으며 심지 어 문화 기관이 주도하는 유적 복원 분야에서도 젠녠은 급박한 보존의 곤경에 직면하고 있다. 철거 후 모조품을 제작하거나 보존하여 수리하더라도, 현재의 복원 기술로는 초기 젠녠의 예 술적 조예와 독특한 풍격을 생동감 있게 재현하기 어렵다. 특히 노련한 장인이 점점 사라지고 젊은 세대가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아 전통 젠녠 기술이 소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 여기서는 직접 `젠녠 기술'의 관점에서 시작하여, 장인, 도구, 기술을 중심으로 하여 젠녠 기 술의 변천 과정과 현재 직면하고 있는 보존의 어려움을 검토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은 전통 젠녠 기술을 가진 장인과 젠녠 기술이 사용된 민가와 사찰의 사례를 선택하였으며, 연구 방법 은 현장 조사와 장인 인터뷰에 중점을 두고, 역사 자료와 문헌의 정리 및 비교를 보조 자료로 활용하였다.
본고는 대구 북성로 산업공구골목의 한 철공 기술자의 일상사와 근현대 닥트공업의 실제(realities)를 생애 내러티브 방식으로 기록함으로써 당대 생활사와 특화거리로서의 생활공간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는 근현대 기술자의 생애사 기록 작업으로서 중간 기술의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이다. 동시에 특정 공간의 기억을 통한 지역의 생활문화와 미시사의 이해이자 근현대 기술 변천사의 기록이기도 하다. 2대에 걸쳐 80여 년의 닥트공업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구술자 K장인의 생애 내러티브를 바탕으로 북성로 산업공구골목의 지역사와 문화의 측면에서 공간의 재생과 기억의 사회화를 위한 스토리텔링과 교육과정 활용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제강점과 광복, 625전쟁 시기의 기억과 경험의 내러티브 속에는 당대의 역사적 사실들이 녹아들어 있으므로 자라나는 세대들에 대한 생생한 근현대사의 교육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둘째, 북성로의 지역 미시사와 관련해서는 조선시대 대구읍장과 약령시, 경상감사 도임, 대구읍성, 객사(客舍), 순종 어가(御街) 및 광복과 전(戰)후 생활사의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 셋째, 가정 생활용구의 변천사와 관련해서는 플라스틱 제품이 보급되기 이전에 활용되었던 함석으로 만든 용구의 종류와 생김새, 제작기법 등을 이야기해줄 필요가 있다. 넷째, 닥트공업의 주요 재료인 함석의 종류와 닥트 설비를 가공하기 위한 도구나 기계들의 명칭과 기능 및 사용방법을 설명해주고 닥트 생활용구 제작 체험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당대 생활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다섯째, K장인의 구술생애사처럼 북성로 산업공구골목의 철공 기술자와 공구상의 삶을 구술 혹은 자술 형식으로 채록하여 문자와 사진, 동영상 등으로 기록함으로써 공간의 재생과 근현대 기억의 사회화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