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거래의 현실은 수직적 구조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계약관계에서 우월적 지위가 전제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한 불공정 하도급거래행위를 억제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 시장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왔다. 하지만 경제나 기술적 환경, 노동시장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하도급계약을 둘러싸고는 여전히 많은 쟁점이 도출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도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납품 단가 연동제 역시 COVID-19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이 평소 예기치 못한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여 원자재 가격 등이 상승함으로 발생한 위험을 하도급 계약의 당사자 간에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다시 촉발시켰다. 원자재 가격 등이 급등하여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제품이나 용역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납품단가에 대하여 다시 검토하지 않는 것은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수급사업자에게 실질적 으로 하도급계약을 통한 대가를 인하하는 것과 같은 불이익을 주게 될 수 있다.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현행 조정협의제의 실효성에 한계가 노정된 경우 납품 단가 연동제를 통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은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건설 하도급거래는 전통적으로 도급계약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이다. 아울러 건설공사는 통상의 제조업과는 달리 정형적인 제품을 일률적으로 생산 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자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생산물이 요구된다. 그리고 건설공사의 수직적 구조에 참여하는 다양한 건설주체들에 의해 만들어 지는 중간생산물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최종 생산물을 완성하게 된다. 결국, 건설공사를 이루는 수직적 구조에서는 참여자 간에 협의 및 조정을 통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하도급대금의 조정에 관한 입법정책은 계약의 당사자들 간의 자발적 협의 및 조정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운용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도급 또는 하도급계약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하도급 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동법이 제정되기 전에 공정거래법의 적용 을 통하여 이 분야의 공정한 거래질서의 확립을 추구하였지만, 그 구체 적인 내용을 규율하지 못하였기에 동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물론 동법의 제정을 통하여 종전보다 하도급거래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 러한 점은 조속히 개정을 하여야 할 사항이며, 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도급법의 적용범위에 있어서 종적 기준과 횡적 기 준 모두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횡적 기준만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즉, 양당사자간 실질적인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종 업종이라는 이유만 으로 하도급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또한 원사업자는 하도급법의 적용을 통하여 보호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원사업자가 일정 규모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수급사업자는 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것 은 타당하지 않다. 물론 모든 원사업자에게 동법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 하지 않을 지라도 동법의 적용배제대상인 원사업자 중 동법의 보호를 받 는 원사업자에 대하여는 동법이 적용되도록 규정하여 수급사업자의 보호 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계약체결시 계약서 교부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수급사무의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이를 서면으로 교 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 이는 도급 또는 하도급거래에서 수급 사무의 내용이 일반적으로 변경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수급사무의 내용 등을 변경할 경우에 반드시 서면을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서면을 교부하지 않을 경우에는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적 용되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하도급대금지급의 시기와 관련하 여 일의 완성은 검사에 따라 합격을 받은 경우이다. 그러나 하도급법에 서는 합격 이전을 대금지급시기의 기산점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넷째, 발주자의 직접 대금지급에 있어서 그 내용 에 대한 전면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특히, 요청 또는 합의만으로 원사업 자의 대금지급채무를 소멸시키는 것은 수급사업자의 보호에 미흡하다. 따라서 건설산업기본법의 내용을 참조하여 그 내용을 수급사업자 보호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급사업자의 보호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용대상을 확대하였지만, 그 실효성은 그리 크 지 않다. 그 결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에 따라 원사업자의 위법 행위의 금지라는 목적은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배상액의 대폭적인 인상과 더불어 보복조치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