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18세기부터 미학적 논의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유년모티브가 20세기 후반 피아 노 작품 헬무트 락헨만의 ≪어린이 유희≫에서는 어떠한 관점에서 해석되는지 연구한다. 20 세기 후반 어린이는 기존 세기와 달리 사회적 정치적 관점에서 해석되며, 특히 70년대 이후 부터 청소년문학 및 청소년 음악의 붐, 68혁명으로 인한 내면성의 미학, 신주관주의 등으로 유년모티브가 확산된다. 락헨만의 사회비판적 의식은 기존의 음악적 관습과 전통을 거부하 고 새로운 청취습관과 음향을 중요시 여기고 있으며, 이러한 그의 음악관은 ≪어린이 유희≫ 속의 유년모티브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유년세계의 모습들이 다양한 음향과 잔향을 통 해 묘사되고 있으며, 동시에 락헨만은 그 유년의 모습들을 피아노가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소리들로 표현하고 있다.
헬무트 락헨만(1935- )의 ‘한 명의 클라리넷주자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 《아칸토》에 서는 서양의 중세 이후 발전해온 작곡기법중 하나인 ‘음악적 인용’기법을 새로운 차원에서 제시한다. 인용한 음악(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K. 622)이 변형되거나 가공되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테이프 재생을 통해 들려지는데, 다만 락헨만의 실험적 현대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매우 일시적이고 간헐적으로 들리게 된다. 이처럼 공존하되 (거의 내내) 들리지 않는 역설적 인용은 락헨만이 말하는 ‘미적 장치’에 대한 그의 반응이라 할 수 있겠는데, 필자는 이 를 통해 락헨만의 음악세계와 모차르트의 음악세계가 다음과 같은 독특한 방식으로 병존하 면서 둘 사이의 대위적 관계가 발생한다고 본다: 물신화된 마취적 세계와 각성된 세계, 그리 고 메타음악과 대상음악의 병존 및 대위. 투고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