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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순교자』는 전쟁이라는 역사의 폭력 앞에 내동댕이쳐진 인간의 실존적 고뇌를 다루면서, 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신 목사를 통해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교인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 새로운 신앙의 진실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가는 신 목사를 통해 침묵하는 신을 대신해서 불가사의한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랑에 기초한 윤리적 휴머니즘이야말로 곧 희망의 복음이라는 메시지를 역설하고 있다. 󰡔순교자󰡕가 현실을 살아내야 하는 견인주의적 관점을 고수하는 실존신학의 입장을 드러냈다면 󰡔침묵󰡕의 경우는 비록 실존신학적인 주제이긴 하지만 신의 침묵 뒤에서 신의 응답을 듣게 되는 율법에서 자유로운 신앙을 구현해 냈다고 볼 수 있다. 신부는 성화판을 밟는 이율배반적인 사랑의 행위를 치르면서 그리스도의 종말론적 고난을 대리 경험하고 신의 현존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한 고통 속에서 참 그리스도를 만나게 되었듯이 로드리고 신부 역시 성육신한 구속주 예수를 성화판 사건을 통해 만나고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탈바꿈에 이른 역동적 신앙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5,500원
        2.
        2013.12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김은국의 『순교자』는 희생양 메커니즘의 특징인 박해자의 ‘무지’와 폭력의 ‘맹목성’을 폭로한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 평양에서 목사들이 실종된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장 대령’의 거짓말은, 지라르가 언급한 ‘첫사람의 돌 던지기’와 유사하다. 희생양 메커니즘의 작동을 유도하는 박해자 ‘장대령’을 통해 김은국은 희생양 메커니즘의 본질인 폭력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작품의 중반부에서부터 서사는 “박해자에게서 희생양에게로, 그 사건을 만든 자에게서 그것을 참고 견딘 자에게로” 초점을 옮겨, 이 작품을 희생양의 텍스트로 만든다. 김은국의 영적 통찰력은 희생양 신 목사의 고뇌하는 내면, ‘신의 침묵에 절망할 수밖에 없는’ 희생양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신을 믿지 않는다는 처절한 절망 가운데서 ‘신 목사’는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라는 예수의 명령을 실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궁극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신의 개입’이다. 무력하고 병든 모습으로, ‘희생양 메커니즘’의 작동을 중단시키려는 ‘신 목사’라는 캐릭터는 김은국의 종교적 투시력을 높이 평가할 근거가 된다.
        5,4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