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고문헌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고지도의 발달사를 알아보았다. 우리나라의 지도제작은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었고, 제작된 지도는 군사적·행정적으로 이용하였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5도양계도는 조선 전기의 지도제작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조선전기에는 세계지도인 역대제왕혼일강리도, 원형천하도가 제작되었고, 후기에는 지도제작 기술이 상당히 발전되어 국가 주도하의군현도들이 만들어 졌다. 특히 김정호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지도인 청구도, 대동여지도, 대동지지를 제작하였다. 이러한 한국 고지도를 통해 지도 제작의 특징, 국가 영역 인식의 특징 등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의 고지도는 당시의 자연인식, 문화와 경제, 정치‧행정과 국방, 지명 및 지리정보 등을 총체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경관텍스트이다. 이 글은 남해안 및 진주를 사례로 조선후기의 지도상에 재현된 지역경관에 관해 역사지리적인 관점으로 살펴보았다. 본 연구는 고지도를 지리정보의 사실적 표현 및 시간단 면의 누적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관계의 재현물이자 해석적 텍스트로 까지 포 괄적인 스케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관이 주도하여 제작한 조선 시대의 고지도는 왕조의 권위와 권력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왕조의 정치사회적 통치 질서를 구현, 강화하는 목적과 기능을 띠고 있다. 조선시대의 남해안 지도 에는 지정학적인 중요성과 사회경제적인 비중이 시대적으로 달리 반영되어 있 다. 임진왜란을 겪은 후 남해안이 갖는 군사요충지로서의 중요성과 경제적인 비중의 증대로 지도 표현이 정밀해지는 변화가 일어난 것은 국토공간적 중요성 에 대한 조선왕조의 정치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진데 연유한 것이다. 조선후기의 진주 지도에는 위계적 산수체계의 인식, 중앙집권적 통치체계의 구현, 행정중 심지적 도로체계의 형태, 이데올로기적 교육종교경관이 재현되어 있다. 현존하 는 진주의 고지도는 대체로 18세기와 19세기에 제작되었는데, 특히 진주성도 및 군현지도첩의 지도는 지역경관의 복원 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