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과 신체적 활동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공간 사용자의 심리적 안전감을 고려한 비접촉 공간 설계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근접학 기반의 개인공간 이론을 반영하여 비접촉 모듈형 공간을 분석하고 설계 개념을 도출하였다. 개인공간은 친밀 영역, 사회적 영역, 공공 영역의 세 가지로 분류하였으며, 각 영역은 가까운 거리, 중간 거리, 먼 거리로 구분되는 공간적 특성에 따라 분석되었다. 이 세 가지 영역과 이에 대응하는 대인 간 거리 기반의 공간 설계 접근법을 제안하였다. 개인공간과 관련된 비접촉 공간 개념을 정의하고,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을 활용해 비접촉 모듈형 공간 설계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향후 실제 공간 사용자들의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간 배치를 최적화할 수 있는 모델 및 설계 도구 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심리적 안전감을 고려한 대인 간 거리를 중심으로 모듈 공간 계획을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모델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를 갖는다. 향후 연구에서는 물리적 요소, 공간 사용자의 인적 요소, 사회적 요소 등 다양한 맥락 적 요인을 포괄하는 확장된 분석이 요구된다.
“안전하다”는 말을 어떻게 하면 “안심하고” 믿을 수 있을까? 본 발표는 흔히 동일시되는 “안전”과 “안심” 이라는 두 개념의 기점에 깔려있는 인식론적, 존재론적 차이를 살펴보고, 이것이 어떤 실천적인 행태로 나타나는지 알아본다. 더불어 두 다른 개념의 혼재에서 빚어지는 현재의 재난관리 시스템의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한국 정부는 수산물 안전관리를 위해 각종 대책들을 내세웠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못 믿겠다”는 반응이었다. 대중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수산물을 직접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중들은 안심은커녕 정부에 대한 높은 불신만을 쌓아갔다. 본 발표는 과학적, 기술적으로 보장되는 “안전”과 그렇지 못하는 “안심”사이의 긴장 관계를 밝히고, 재난 관리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긴장관계 형성 과정에서 발견되는 지역적 맥락의 특수성을 밝히고, 진정한 안전, 안심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치적으로 표현되는 안전 기준에 매달리던 기존의 재난 관리 (disaster management)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행위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집단적 성찰을 이루어내는 새로운 형태의 재난 거버넌스 (disaster governance)가 필요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