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T. S. 엘리엇의 「텅 빈 사람들」에 나타난 “허공” 의미가 엘리엇이 주장하는 “전통”의 의미와 어떻게 연관관계를 지니고 있고 그 의미가 확장되어 모더니즘 측면에서 스티븐스의 「눈사람」에 나타난 “무”의 의미와 연결시켜 보고자한다. 두 시인이 말하고자했던 “무”가 단 순히 비어있음이 아니고 실재를 둘러싸고 있는 조건이거나 또는 제한된 인간의 시각으로는 규정지울 수 없는 범위를 표현하는 방식임을 증명하 고자한다. 엘리엇은「텅 빈 사람들」에서 “텅 빈 것”과 “채워짐”의 관계를 근접관계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단순한 “허공”의 의미를 어떻게 극복 하는 지를 보여주고 스티븐스는 「눈사람」에서 잠재성이 있는 무와 존재 하지 않는 무로 구분하여 실재에 다가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두 시인의 목소리가 표면적으로는 다른 것처럼 보이나 결과적으로 두 편의 시에서 독자는 같은 것을 고민하는 두 시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텅 빈 사람들』은 전기시에서 후기시로의 의도적 전환의 결과다. 근대적 분열로 인한 주체의 다층성에 관한 개인적 내면의 공시적 파악이 전기시라면, 후기시는 극적 글쓰기를 통한 공동체적 주체의 통시적 회복 노력이다. 아감벤의 제의와 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엘리엇의 의도는 전통유지의 근대적 제의에 대한 의문 제기이면서 새로운 제의 창조라는 이중작업이다. ‘죽음의 꿈 왕국,’ ‘죽음의 황혼 왕국’과 ‘죽음의 다른 왕국’이란 공동체 질서에 대응되는 ‘텅 빈 사람들’의 약한 영혼들, 가이와 커츠의 격렬한 영혼들과 회개 후 단테의 영혼 등 주체의 위계질서가 입증된다. 구원의 길이 안보이지만 신비주의 전통에서의 새로운 제의 창조가 가능하다. 중층적이며 수직적 주체관계는 수평적 주체관계를 전제로 하는 언어체계에 난경을 만들기에, 새로운 언어체계로 새로운 제의를 창조하려한다. ‘텅 빈 사람들’에게는 끝나버리는 세상에서, 자신의 영혼이 선택한 어두운 밤이라고 믿고 불굴의 의지로 신의 은총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가 있을 수 있다. 엘리엇의 이중작업의 결과로 『텅 빈 사람들』의 독자들은 『황무지』에서의 절망에 이르는 세속적 경험과 후기시에서의 종교적 신앙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T. S. Eliot’s darkest poem, “The Hollow Men”(1925) dramatizes the spiritual and emotional sterility of the hollow men who are at the bottom of the abyss. In “The Hollow Men”, the hollow men or stuffed scarecrow men in the sinful or fallen “death’s dream kingdom” are called to rearrange their death-in-life but they are appalled to do any significant actions or decisions. And they don’t have any courage to take part in the final meeting in “twilight kingdom,” a kind of painful but hopeful transitional stage between “death’s dream kingdom” and “death’s other Kingdom”, because they face the truth about themselves and their past lives in this “dream crossed twilight between birth and dying.” So they shrink from crossing to the “death’s other Kingdom,” Kingdom of God where there are blessed divine vision of “eyes”, “perpetual star”, and “multifoliate rose.” In spite of the potentiality of their salvation, they are unable to attain rebirth or vision in the higher dream because of their inertia and spiritual aridity. The unhappy period in his life at the time of publishing “The Hollow Men” led Eliot to change his life and convert to Christianity in 1927. In this respect we can regard “The Hollow Men”, as a prelude or a vision of Eliot‘s New Life from nadir of despair through humility to thirst for divine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