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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6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이 논문의 주된 목적은 일재 정홍채(逸齋鄭泓采, 1901~1982)를 중심으로 20세기 한국 성리학의 현실적 함축을 검토하고, 21세기 유학이 무엇을 넘어서 야 하는지를 전망해 보려는 것이다. 한때 조선에서 성리학이 가졌던 절대성은 삶 전반을 통제하는 규범적인 것이었지만, 서세동점의 시대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심각한 사상적 도전에 직면했다. 정홍채는 20세기 일본의 식민 지배 에 이어 분단과 전쟁을 경험했고, 빠른 속도의 경제 성장으로 자본주의 선진 국의 반열에 오르는 대한민국을 목격하면서 유학자로서의 삶을 마감했다. 20 세기, 유학의 주변화를 온몸으로 경험하면서도 정홍채가 견지했던 성리학은 ‘자족적(自足的)’이라는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정홍채가 사용하는 「리(理)는 본질/기(氣)는 리를 훼손시키는 것」, 「성(性)은 도덕적 본질」, 「성[리]은 최선의 표준」, 「본질 순응은 최선의 이익」 등의 리 중심 은유들은 성리학이 ‘그 자체로 완결된 체계’임을 함축한다. 20세기 한국 성리학의 절대주의적 도덕 원리 의 강조는 불굴의 선비정신을 유지하는 원천이었지만, 다수의 프레임(frame)과 다수의 도덕적 귀결이 존재하는 21세기의 시각에서 본다면 ‘이론적 유폐’는 피할 수 없는 귀결로 보인다. 형이상학적 정당화를 포기하는 것이 마치 유학 을 폐기하는 것처럼 이해하는 것은 극단적 착시일 뿐이다. 우리는 유학의 시 조인 공자의 언설을 통해 인의예지의 덕목들이 획일적으로 규정되는 덕목이 아니라, 좀 더 큰 프레임이나 도식 속에서 그 의미를 얻는 것임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공자의 도덕 이론은 21세기 탈형이상학적 흐름 안에서 경험적 정당화에 기반한 유학적 가치들의 현대화에, 나아가 ‘닫힌 철학’에서 ‘열린 철 학’으로의 전환에 유효한 시각을 제공한다.
        6,300원
        2.
        2023.06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이 논문의 주된 목적은 고당(顧堂) 김규태(金奎泰, 1902~1966)의 경우를 사 례로 일제강점기에 나타난 소중화주의(小中華主義)의 이상과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소중화주의는 ①「도(道)/비도(非道)」 「왕도(王道)/패도(覇道)」를 문명 판 단의 준거로 삼음으로써, 「자국/타국」의 경계를 넘어 ‘도(道)가 실현되는 세계’ 를 꿈꾼다. ②그러나 현실에서는 「중화=문명/비(非)중화=야만」 「‘도(道)’는 귀 한 것/‘기(器)’는 천한 것」이라는 도덕절대주의(moral absolutism)의 믿음을 근거 로 한 ‘자기중심적 편향(Egocentric Bias)’에 빠진다. 이러한 해명은 일제강점기 소중화주의적 이상이 어떤 현실적 한계에 직면하는지를 드러내는 시도로 규 정될 수 있을 것이다. 김규태는 일제강점기 35년과 한국전쟁의 중심에 서서 ‘기정진(奇正鎭)―정재규(鄭載圭)―정기(鄭琦)’로 이어지는 노사학맥을 계승하며, 향촌 사회의 유교 질서 수호에 주력한 도학 계열 유학자이다. 그는 위정(衛正)의 시각에서 정학 (正學)을 지켜내는 일이야말로 시대적 혼란과 곤경에 대응하는 처사의 임무임 을 주장하고, 강학과 교유를 통한 유교의 저변화에 힘을 기울였다. 이 시기 나라의 존망이 ‘도’ 수호에 달려 있다는 도학 계열 유림은 주로 ①이기심성론 의 재수립 ②성리 논쟁 재연 ③강학과 교유를 통한 성리학의 저변화 ④문집 발간과 원우(院宇) 복설 및 신설에 주력함으로써 소중화주의의 현실화를 꿈꾸 었다. 도학자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것은 「자국/타국」의 경계를 넘어 ‘도 가 실현되는 세계’이다. 도학자들이 수호하고자 했던 인의(仁義) 도덕은 원시유학의 지향이자 온 인 류가 바라는 ‘좋은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김규태를 포함한 도학자들의 결정 적 한계는 국가와 사회의 특수한 현실을 부정하고 「중화=문명/비중화=야만」 「‘도’ 는 귀한 것/‘기’는 천한 것」을 절대 원리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그것의 문제는 변화된 세계, 인식, 사고, 관념, 가치관의 대부분을 간과하고, 그들이 ‘믿는’ 절대 원리를 벗어난 문화적 요소 및 학문 등을 ‘나쁜 것’으로 규정한다는 점이다. 이 러한 규명은 성리학의 도덕절대주의적 이론화가 원시유학의 현세적 제안을 오 히려 유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드러내는 데 의의가 있다.
        7,000원
        3.
        2022.06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이 연구는 유학의 큰 프레임에서 역동적인 자기 변환의 모습을 담고 있는 조선후기 실학을 분석함으로써 ‘지금, 여기’의 한국유학을 재고하려는 시도다. 조선후기 실학의 변증법적 전환은 ‘초월(超越)의 유학’에서 ‘지상(地上)의 유학’ 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이 연구에서 조선후기의 실학이 ①유학의 실제성 ②개방적ㆍ경험적ㆍ과학적 탐구 ③맥락 의존적 가치관 ④도 덕적 가치에 대한 ‘행위’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 인할 수 있다. 이는 실학의 이론적 흐름이 성리학의 ‘초월적ㆍ관념적 탐구에 서 현실적ㆍ경험적 탐구로’ 전환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실 학이 한국유학사에서, 그리고 ‘지금, 여기’의 유학을 재고하는 데 빠뜨릴 수 없는 중요 담론인 까닭이다. ‘실학의 비조’로 평가되는 반계 유형원(柳馨遠, 1622~1673)은 정주(程朱)의 리(理)를 법ㆍ제도의 사회 원리로 재해석함으로써 현실의 차원에서 적용될 수 길을 제시했다. ‘실학의 중조’로 불리는 성호 이익(李瀷, 1681~1763)은 노ㆍ장,불교, 서학 등 여타 학문에 대한 적극적 개방과 함께 과학적 학문 방법을 도입, 실증적 합리성을 견지했다. 또한 그의 국가관에는 형세[勢]에 근거를 둔 ‘맥락 의존적’ 가치관이 함축되어 있다. ‘실학의 집대성자’인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은 도덕 ‘행위’의 우선성을 강조하고, 경험적 인식 방법을 제안함으 로써 과학적 탐구의 단초를 제공했다. ‘실학과 개화사상의 가교자’ 혜강 최한기 (崔漢綺, 1803~1879)는 태양중심설을 비롯하여 뉴턴의 물리학, 기계론적 신체관 등의 자연과학적 탐구를 자신의 기학(氣學)에 적극적으로 포함시켰다. 이렇듯 조선후기 실학은 선진유학의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정신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새롭게 재조직함으로써 변증법적 전환을 이루었다. 비록 실학이 초월의 영역에서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추구했던 경험과학적 지식의 이론화는 다양한 관점을 비판적으로 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철학적 진화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탐구는 실학을 건너뛰고 ‘지금, 여기’의 유학으로 올 수 없음을, 그리고 왜 실학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6,600원
        4.
        2016.08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은 의사소통의 결정적 표지로서 얼굴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우리의 인지적 조건을 감안한 ‘더 나은 방식의 얼굴 읽기’를 제안하려는 것이다. 관상적 활동은 신체적 외관을 미래의 길흉, 혹은 성격과 기질, 질병 등을 유추해낼 수 있는 핵심적 표지로 삼는다. 관상적 판단은 특정 층위를 토대로 한 범주화를 통해 결정론적으로 인간의 유형을 나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관상적 가르기의 결정적 위험성은 자연 상태에서 이미 정해진 대립적 차이를 지나치게 과장할 뿐만 아니라, 그것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것에 있다. 그것은 얼굴의 차이를 불평등한 사회적 지위를 정당화할 목적으로 사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왜곡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은 저마다 다른 조합의 정신적 패턴과 신체적 무늬들을 갖고 있으며, 그 조합 방식은 결코 법칙 지배적이지 않다. 또 우리의 몸은 외부적으로 사회적⋅문화적 관습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지속적으로 ‘재조직’되며, 내부적으로 다른 존재의 복제물이 되기를 대담하게 ‘거부’하고 자아창조를 이룰 수 있다. 더군다나 대상은 존재하는 그 자체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인식자의 ‘관점에서’ 해석되며, 범주화되고, 의미 규정된다. 이러한 여러 국면들은 단순히 인간을 몇 개의 유형으로 범주화하고, 성격과 기질 등을 확정적으로 판단 하려는 시도가 무모한 것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다. 이러한 인간 읽기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얼굴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읽어내려는 까닭은 그것이 유폐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중심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얼굴에 대한 추론은 보편적일 수는 없지만, 물리적 층위의 경험을 토대로 무한한 해석의 여지는 현저하게 제한될 수 있다. 자아창조는 몸을 변형시킬 수는 있지만, 거기에 완전한 해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타자의 얼굴에 대한 관상적 해석의 진정한 진화는 확정적 가르기의 위험성을 제거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해석’을 추구하는 길 뿐이다.
        6,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