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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2 KCI 등재 서비스 종료(열람 제한)
        황무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불모지가 되어버린 현대문명’의 저 변에는 남녀문제가 있다. 특히, 황무지의 2부 「체스게임」에는 결혼한 부부간의 남녀문제가 깊이 있게 조명되고 있다. 체스게임을 하듯, 남자 와 여자는 각각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상대방을 사랑하거나 이해하 려 하지 않고, 오히려 맞서 싸워 패퇴시켜야 할 적으로 간주한다. 클레 오파트라, 테레우스, 릴 부부를 포함한 「체스게임」의 모든 캐릭터는 상 대방을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아넣거나, 처제를 강간하거나, 아내를 착취 하며,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자신의 요구나 욕망에 더 이 상 소용이 없어지면 상대방을 버리거나 배신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 다. 엘리엇이 현대문명에 대한 구원을 확신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황무지에는 재생의 모티프와 구원의 실험적 방법이 발견된다. 전자는 주로 물과 연결되며 후자는 윤리적 가치로서 제시되고 있다. 황무지에 서 물은 오필리아와 플레바스의 경우처럼 재생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히아신스 정원 장면에서와 같이 남녀를 온전하게 연결하는 매개체이기 도 하다. 남녀 화합의 문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우주 질서회복과 연결 되어 있다. 이것은 우주가 음양의 조화로 운용된다는 동양철학의 사상 을 연상시킨다. 「체스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 초월적 섭리가 현 상적 세계의 이면에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2.
        2021.08 KCI 등재 서비스 종료(열람 제한)
        T. S. 엘리엇의 대표작인 『황무지』는 그 주제의 방대함과 구성의 복 합성으로 인해 작품을 이루고 있는 부분을 독립적으로 살펴보아도 문학적으로 분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은 『황무지』 전체를 관통하는 관점에서 작품을 평가해 왔는데, 본 논문은 『황무지』의 두 번째 파트인, 체스게임 (“A Game of Chess”)에 대해서 보다 집중적인 분석을 도모해 보고자 한다. 『황무지』는 전체가 하나의 작품임에도 개별적인 파트에 대한 분석 역시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2부 체스게임 은 그것이 포함하고 있는 회화적 이미지의 상징성, 그리고 후반부 등장인물들의 파편적인 대화와 몽타주 기법 같은 장면의 병치는 2부를 독립적으로 떼어 살펴볼 수 있을 만큼 매우 상징성이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엘리엇은 긴즈부르그의 관점에서 본 것처럼, 가장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자신의 지문 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몰개성의 시학이, 바로 그 몰개성성으로 인해 다른 어떤 시학과도 차별되는 역설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부르조아의 실내라는 매우 독특한 소재를 마치 회화처럼 제시하는 2부 도입 부분과, 당시 영화의 기법으로 사용되었던 몽타쥬 기법이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특성이 가장 덜 드러나는 방식으로 자신을 가장 확고하고 분명하게 드러낸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