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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엘리엇연구 KCI 등재 Journal of the T. S. Eliot Society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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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

제31권 제3호 (2021년 12월) 9

1.
2021.12 서비스 종료(열람 제한)
T. S. 엘리엇의 황무지와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봄과 모든 것은 실험적인 추동력으로 모더니스트 시의 새로운 출발을 보여준 작 품이다. 혁신적인 시도라는 공통 기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윌리엄스는 후속 세대에 끼치는 엘리엇의 영향을 부패와 독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다. 본 연구는 이 두 작가의 서한문을 읽고 엘리엇과 윌리엄스의 서로 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며, 황무지의 제1부, 주검의 매장 과 봄과 모든 것의 첫 번째 시작품, 봄과 모든 것 을 비교한다. 특히 쉬클로 프스키의 “낯설게 하기” 개념을 염두에 두고, 본고는 “삶의 감각을 회 복”하기 위해 엘리엇과 윌리엄스가 어떻게 봄의 풍경을 제시하고 다양 한 기법을 활용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한다. 주검의 매장 은 여러 종류 의 인유, 불명확한 화자들, 구절 간의 불안정한 관계 등으로 독자의 지 각을 낯설게, 느리게, 어렵게 한다. 봄과 모든 것 은 일상적인 풍경 가운데 세부적인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세심하게 보도록 독자를 천천히 이끌어가면서, 익숙한 대상들을 낯설게 느끼게 한다. 윌리엄스는 “낯설 게 하기”의 방식으로 행갈이, 분리된 구문 등을 사용하여, 시행의 단위 와 감각의 단위 간의 긴장을 꾀하는 것이다. 엘리엇과 윌리엄스가 종종 대척적인 작가로 간주되지만, 1920년대의 다양한 모더니즘을 회고해 볼 때, 문학의 맥락을 확장하고, 새로운 지각의 방식을 탐구한 점에서 그들 은 유사한 도전적인 흐름의 핵심 인물인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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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과 울프는 인간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체한다. 바로 올랜 도의 올랜도와 황무지의 타이리시어스가 주인공이다. 올랜도는 남성 이었다가 여성의 몸으로 변신하지만 러시아 공주 사샤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남성의 마음을 지난 여성으로 양성적 존재가 된다. 울프는 친 구였던 비타 셱빌과 그녀의 가문을 모델로 하여 342년을 살아가는 올랜 도의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으로 그렸다. 비타가 여성이어서 가문을 잇 지 못하고 상실하자 울프가 올랜도에서 올랜도의 아들이 대를 잇는 결말로 그녀에게 위로를 주었다고 한다. 가부장적인 사회의 고정된 성 역활에 대하여 해방된 올랜도는 자유로운 여성 작가로 살아가게 된다. 반면 황무지의 타이리시어스는 여성의 젖가슴을 달고 세상을 관찰하 는 예언자의 역할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여성들 의 고통스런 절규를 바라보기만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엘리엇은 여성 성을 대표하는 화자를 통해 성폭행으로 얼룩진 세상의 공포를 보이고 남성들에 대한 철저한 제비/응징/복수를 외친다. 하지만 체스/전쟁판처럼 세상은 폭력과 복수가 반복되는 아수라장/황무지일 뿐이었다. 유사한 상 황에서 울프는 올랜도를 통해 양성의 이해, 결혼, 진정한 사랑으로 이분 화된 세상을 바로 잡고자 한다. 이처럼 젠더의 개념으로 분석해보면, 마 치 문제지와 답지처럼 올랜도와 황무지는 상호텍스성을 지닌 판타 지의 정수로 해석될 수 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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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네 사중주의 첫 번째 작품인 번트 노턴 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네 사중주의 주제는 시간과 영원, 그리고 그것의 교차점인 성육(Incarnation)에 대한 화자의 명상이라고 할 수 있 다. 네 사중주는 헤라클레이토스와 바가바드 기타 그리고 십자가의 성 요한, 노르위치의 줄리안 등의 동서양의 철학적, 종교적 사고들을 참 조하고 인용하면서 이 작품의 주제를 표현하였다. 엘리엇은 이 작품의 후반부에서 기독교적 의미를 명확하게 표현했지만 번트 노턴 같은 초 반부에서 기독교적 의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 몇몇 연구들은 동양 사상의 관점에서 네 사중주를 고찰하기도 했다. 그러 나 번트 노턴 에서 네 사중주의 구조적 모델로서 후반부에 명시된 기독교적인 관점들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었다. 번트 노턴 3부에서 표 현된 암흑이나 5부에 나타난 “십단의 비유”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신비 주의 저서에서 참조된 것이며, 이스트 코우커 3부에서 이 암흑에 관 한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5부에 나타난 “사랑”은 아리스토텔레스 적인 제 1운동자의 의미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성육의 의미를 함축한 다. 이 성육은 드라이 샐베이지즈 5부의 “반쯤 추측된 암시, 반쯤 이 해된 재능은 성육이다”(The hint half guessed, the gift half understood, is Incarnation.)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에 나타나는 장 미, 빛, 새, 나무 등과 같은 다양한 이미지들에도 기독교적인 의미가 함 축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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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불모지가 되어버린 현대문명’의 저 변에는 남녀문제가 있다. 특히, 황무지의 2부 「체스게임」에는 결혼한 부부간의 남녀문제가 깊이 있게 조명되고 있다. 체스게임을 하듯, 남자 와 여자는 각각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상대방을 사랑하거나 이해하 려 하지 않고, 오히려 맞서 싸워 패퇴시켜야 할 적으로 간주한다. 클레 오파트라, 테레우스, 릴 부부를 포함한 「체스게임」의 모든 캐릭터는 상 대방을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아넣거나, 처제를 강간하거나, 아내를 착취 하며,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자신의 요구나 욕망에 더 이 상 소용이 없어지면 상대방을 버리거나 배신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 다. 엘리엇이 현대문명에 대한 구원을 확신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황무지에는 재생의 모티프와 구원의 실험적 방법이 발견된다. 전자는 주로 물과 연결되며 후자는 윤리적 가치로서 제시되고 있다. 황무지에 서 물은 오필리아와 플레바스의 경우처럼 재생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히아신스 정원 장면에서와 같이 남녀를 온전하게 연결하는 매개체이기 도 하다. 남녀 화합의 문제는 형이상학적 차원의 우주 질서회복과 연결 되어 있다. 이것은 우주가 음양의 조화로 운용된다는 동양철학의 사상 을 연상시킨다. 「체스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 초월적 섭리가 현 상적 세계의 이면에서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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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엘리엇 자신도 네 사중주를 자신의 최고의 걸작으로 간주했지 만 실제 우리가 이 작품을 정확하게 감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작 품만이 지닌 철학적․종교적 사상이 그 난해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 래서 본 글은 네 사중주를 통하여 우리 인간의 영혼계에 초점을 맞추 었다. 즉, 우리 인간의 영혼의 이동 모습을 고찰해 본 것이다. 우리 인 간의 영혼은 물리적/ 물질적 세계에서 영적/비가시적 세계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그것을 위한 최우선 조건이 바로 자기를 부정하는 것이며 아 울러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화와 사랑 등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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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에 대한 서적 에서 엘리엇은 이탈리아의 파시즘에 관한 동시 대의 저작들에 대한 간략한 서평의 범위를 넘어서서,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던 이 정치적 운동에 대한 정밀 한 진단과 예리한 비판을 하고 있다. 이 서평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 는 파시즘에 대한 엘리엇의 비판적인 태도는 그가 내심 어느 정도는 파 시즘의 동조자였다는 엘리엇 연구에서 여전히 유령처럼 떠돌고 있는 의 심에 찬 목소리를 논박할 수 있는 확고한 증거를 제공한다. 엘리엇이 이 서평을 발표한 1928년까지만 하더라도 파시즘의 광기 어린 극우 이 데올로기의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인 점을 고려하면, 일관된 정치 철학이나 체계화된 강령도 없이 대중의 심리를 조작하고 권모술수 와 폭력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파시스트 정권에 대한 엘리엇의 통찰력 있는 분석은 선구적인 측면이 있다. 파시즘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엘리 엇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왕당파이자 국교도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반동적 보수주의라 는 자신의 당파성을 바탕으로 하여 유사한 극우 이데올로기인 파시즘의 문제점들을 정밀히 검토하고 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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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S. 엘리엇은 그의 세 편의 초기 시, 서시 , 바람 부는 밤에 랩소 디 그리고 보스턴 석간신문 에서 이분법적으로 상반되는 것들을 도 시 거리들 광경을 통해서 통합해 보려고 시도하였다. 따라서 도시의 밤 풍경에는 당시의 사회적 현상과 시인의 마음 속 전경이 혼재되어있다. 본 논문은 시인콜라주 기법을 이용해서 도시 밤거리의 모습을 표현하면 서 거리 자체를 시적 캔버스로 활용해 ‘현실/비현실성,’ ‘시간/공간,’ ‘죽 음/생명,’ ‘액체/흔적’ 등 경계선을 넘어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 려고 노력하였다. 시인은 다양한 도시 풍경과 도시인들의 심리 상태를 도시 밤거리에 비유한다. 세 편의 시, 서시 , 바람 부는 밤에 랩소디 그리고 보스턴 석간신문 에 묘사된 거리들은 기억과 욕망이 이분법적 대치를 넘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엘리엇은 대 도시의 거리풍경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한 것을 보여주는데 성공하였으 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이분법적 한계를 넘어서 현실/비현실이 동시에 공존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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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1926년 1월에서 3월까지 행해진 클라크 강연에서 엘리 엇이 형이상학을 어떠한 방식으로 정의하려 하였는지에 대하여 보여주 고자 한다. 이 강연에서 엘리엇은 흔히 형이상학 시인으로 불리는 시인 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하고 있다. 엘리엇은 존 드라이든 이 내리고 사무엘 존슨이 사용한 형이상학의 정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 하고, 형이상학적 시기를 사유의 영역에 있는 추상적인 사고가 시의 영 역으로 편입되는 시기라 정의 내린다. 이러한 정의 하에 엘리엇은 단테 를 위시한 14세기 이탈리아, 던을 비롯한 17세기의 영국, 라포르그와 코 르비에르로 대표되는 19세기 프랑스를 세 개의 형이상학적 시기로 보고 있다. 강연에서 엘리엇은 단테를 감성과 이성을 하나로 통합시킨 작가 로 보는 반면, 던은 이 둘의 분열을 대표하는 작가로 보고 있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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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 등장하는 타로카드에 대한 연구와, 신비주의에 기반해 황무 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1950년대부터 국제적으로 꾸준히 행해져 왔다. 타 로카드는 한국에 21세기에 들어서 신비주의적 성격보다는 오락적 성격의 대중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에 발맞춰 본 연구는 기존 국내외에서 수행된 황무지 속 타로카드 연구를 토대로 타로점술이 직접 등장하는 43-59행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해석해 우리말로도 새롭 게 번역해 보고자 했다. 기존 해석들을 존중하되, 작품 전체 해석의 일관성 을 해치거나 타로카드의 지식과 배치되는 분석에는 문제를 제기하여 미흡 한 부분은 보강하고 잘못된 점은 수정하였다. 엘리엇이 황무지를 집필할 당시 영국에 퍼져 있던 타로카드 문화와 지식을 토대로 텍스트를 해석하고 자 하였고, 이렇게 해석된 텍스트 내용은 현대 한국어 독자들을 위해 오늘 날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한국어 타로카드 용어로 다시 옮기고자 하였다. 이 러한 노력은 기존 황무지 해석에 더 다양한 관점을 보태어 학계를 더 열 리고 풍성한 공간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대중 독자들이 멀고 어렵게만 생 각하는 문학 ‘고전’을 보다 친숙하게 느끼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대상으 로 전환시켜 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