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17세기 후반 독일 바로크의 오페라 문화와 관련된 복잡하고 다 층적인 서사이다. 이 서사에는 국내 음악학 담론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독일 바로크의 오페라 문화와 그것의 태동, 그리고 성장 등을 다루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 있다. 특별히 이 글은 이 과정 을 17세기 후반,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공공 오페라 극장을 중심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역설하고자 하는 것은 라이프치히의 오페라 문화가 17세기 중반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의 주 요 음악도시, 예컨대 함부르크, 드레스덴, 하노버, 그리고 베니스 등이 제공했던 문화적, 음악적 연 결망 안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라이프치히의 오페라 문화를 이러한 방식으로 읽는 것은 이 도 시의 음악적 지형이 멀리는 베니스와 가까이는 하노버 등의 도시와 얼마나 유사했었는지도 가늠 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ssociation of Asian Constitutional Courts and Equivalent Institutions, 이하 AACC)은 헌법재판 관련 경험 및 정보교류를 확대하고 헌법재판기관 간 우호협력관계를 강화하여 아시아 민주주의 발전과 법치주의의 실현, 나아가 국민의 기본적 인권증진에 기여하기 위하여 2010년 7월 창설된 자율적·독립적·비정치적 기구이다. 2016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3차 총회에서는 새롭게 상설사무국을 대한민국, 인도네시아, 터키의 3개국에 나누어 설치하기로 합의하였는데, 특히 한국의 서울에는 AACC 연구사무국(AACC Secretariat for Research and Development, 이하 AACC SRD)을 두기로 결정하였다.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AACC의 설립과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바, 이번에 AACC 연구사무국을 유치함으로써 동 기관을 아시아의 베니스위원회와 같이 만들어보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었다. AACC는 기본적으로 ① 아시아 국가의 헌법재판기관들 사이의 국제적 연대와 협력 강화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향후 중장기적으로는 ② 아시아 인권재판소와 같은 지역적 인권보장기구를 수립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준비하는 목적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AACC의 목적이 위와 같다면, 대한 민국이 새롭게 유치한 신생기관인 연구사무국도 AACC의 기본 목적을 달성하는데 충실하게 조직되고 운영되어야 할 것이고, 특히 상설사무국 중에서도 연구 사무국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아시아 인권보장체제의 발전에 따라 단계적이고 유연한 역할의 확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AACC 연구사무국이 이와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으려면, 조직이 적정하게 구성되어야 하고, 인력이 적정하게 충원되어야 하며, 지속가능한 재정지원과 국내외의 법률적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교류협력을 통하여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함으로써, 아시아 인권공동체를 향한 아시아인의 의지를 확인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논문은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설립과 이후의 맥락을 고찰하며 한국관이 한국현대미술 과 세계미술의 공감대 형성과 문화적 코스모폴리타니즘의 확산의 장으로 구축된 과정을 살펴 본다. 한국미술계의 염원과 백남준의 적극적 개입으로 1995년 출범한 한국관이 1990년대 글로 벌 미술계의 변화와 베니스 비엔날레의 탈중심화 기조 속에서 한국미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 여 광주비엔날레의 설립과 이어진 국내 비엔날레 확산, 글로벌 미술의 포용뿐만 아니라 예술가 의 초국가적 활동과 초문화적 가치 수용으로 이어졌음을 밝힌다. 특히 그동안 한국미술의 주요 논리였던 민족주의와 지역성의 문제를 넘어 타문화와 소통하는 예술적 코스모폴리타니즘의 가 치를 수용하며 보편적인 ‘현대미술’을 지향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현대미술은 1993년 제45회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국제미술계에서 두 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 가운데 가장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현대미술은 베니스비엔날레를 중심으로 점점 더 폭넓은 위치를 점유해 나갔다. 진출 초기에는 중국정부차원의 지원이 아닌 작가 개개인의 활발한 제작 활동으로 스스로의 입지를 다졌으며, 1999년 차이궈창(蔡國强, 1957-) 이 중국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대회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여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 정부는 문화예술이 국가의 위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험했고, 본격적으로 정부차원의 지원을 시작한 결과 200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장에 중국의 국가관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발전을 거듭한 중국현대 미술은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진출 20주년을 맞이하며 더 이상 서구미술의 흐름을 따라가는 후식민적 경향에서 벗어나 중국 스스로가 지닌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논하는 작품을 선보였다. 중국현대미술의 베 니스비엔날레 참여과정에 대한 연구는 중국현대미술이 국제화를 이루어 낸 맥락과 가치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