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 항해사의 과실로 인한 충돌 등의 해양사고에 대하여 선장에게 지휘·감 독책임을 물어 해양안전심판원이 징계를 하는 행위의 타당성에 대하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해양안전심판원에서는 유사한 사안에 대하여 서로 다른 재결이 나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검토하기 위하여 먼저 해양안전심판원의 지난 8년간의 관련 재결들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선장의 지휘·감독책임과 관련한 사안을 4가지 경우로 분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각의 경우에 대하여 해양안전심판원의 태도와 형사법학에서 논하고 있는 “관리·감독책임과실론”을 참조하여 판단기준을 제시할 수 있었다.
당직 항해사의 단순한 운항과실에 의한 해양사고의 경우 선장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그러나 당직 항해사의 복무 태만에 의한 사고의 경우 해양안전심판원은 대체로 선장에게 지휘·감독책임을 묻고 있다. 그러나 선장이 당직근무운항지침 (Standing Order)이나 야간지시록(Night Order Book)에 당직 중 지켜야할 근무 수칙과 지시사항을 기록하였으나 당직 항해사가 이를 따르지 않아 해양사고가 발생한 경우까지 선장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당직 항해사에 대한 교육·훈련 소홀에 의한 해양사고의 경우 해양안전심판원은 대체로 선장에게 지휘·감독책임을 묻고 있다. 특히 초임 항해사나 경험이 많지 않은 항해사 또는 해당 선박에 처음 승선한 항해사에 대한 선장의 교육·지 시의무 이행 여부는 중요하다.
직접지휘의무를 선장이 위반하였을 때는 해양안전심판원의 행정처분 외에도 「선원법」 제164조제3호에 의하여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2015년 이후에 발생한 사건의 심판에서 선장의 직접 지휘의무와 관련한 판단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연구 결과로 판단해 보면 해양안전심판원의 재결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하여 해양안전심판원이 관심을 가지고 재결평석회의를 개최하는 등의 연구를 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관련 재결들이 축적되면 판단기준들은 더욱 명확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해양안전심판원에서는 비록 유효한 해기사 면허를 소지하였다고 할 지라도 「선원법」에따라 “승선공인을 받지 않은 어선 등의 선장은 해당 선박 직원의 직무를 수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따라서 해양안직무를 수행하던 자를 “무자격 선원”으로 보고 “사고 당시 이 선박은 무자격자에 의해 운항되었다”고 판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장 직무를 수행하던 자가 소지한 해기사 면허에 대하여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한 경우와 해기사 면허에 대한 행정처분을 하지 않고 단지 개선을 권고하는 재결을 한 경우로 나누어져 문제가 되었다. 특히 승선공인은 받지 않았으나 해양사고관련자가 소형선박 조종사 면허를 행사하여 소형선박 선장의 직무를 수행하던 중 항해과실로 해양사고를 야기한 경우, 해양사고관련자가 가진 6급 항해사 면허에도 행정 처분을 한 사례가 있어 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복수의 면허에 대한 행정처분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기도 하나 법률적 근거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관련 규정들과 법원의 태도 등을 고려할 때 비록 승선공인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그가 유효한 면허를 소지하고 실질적으로 선장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면 선장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고, 그 책임을 물어 해당 면허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