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퇴계의 한시에 나타난 ‘졸박’의 미의식을 탐색한 논문이다. 퇴계는 약 2000여수의 시를 남겼다. 그의 시 대부분이 산수 자연을 노래한 전원시 경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의 소재도 노송, 오두막, 학, 물고기, 매화, 달, 연못, 연꽃, 대나무, 바위, 시내, 누정 등 소박한 정감을 드러내고 있다. 퇴계의 한시에는 산수자연의 생활체험과 예술감각이 교융된 졸박(拙樸)의 미학이 드러나고 있다. 퇴계의 강호가도는 도산십이곡을 비롯하여 도산잡영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있으며 퇴계는 도산을 졸박의 미학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퇴계의 산수시, 매화시, 愛蓮詩, 누정시, 등 시 전반에 걸쳐 졸박의 미학이 감지되고 있다. 그의 시를 통해 졸박의 미학을 탐색하여 퇴계시에 대한 감상의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졸박! 이것은 퇴계의 자연시 창작의 미학 이념이었다.
본고는 조선중기의 유학자 퇴계 이황과 청량산의 관계를 검토한 것이다. 산과 인간의 관련성을 사상적 측면에서 고찰하려는 목표 하에, 한국 유학을 대표할 수 있는 퇴계와 그가 평생토록 그리워하고 동경한 청량산에 주목하여 탐색하였 다. 본론에서 논의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養氣는 ‘養生的 養氣’, ‘道德的 養氣’, ‘審美的 養氣’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儒家가 산수자연에 대해 가지는 입장은 道德的 養氣와 밀접한 관 계가 있다. 유가의 도덕적 양기론은 자연의 질서를 통찰함으로써 자신의 내면 에 존재하는 도덕성을 자각하며, 이 자각적 깨달음을 지속적으로 올바르게 유 지하여 내면의 기운을 자연과 같이 생명력이 넘치면서도 질서로운 상태로 만들 어 가는 것이다. 공자의 ‘樂山樂水’와 맹자의 ‘浩然之氣’에 보이는 이와 같은 도 덕적 양기론의 면모는 송대 성리학자들에 의해 더욱 심화되고 체계화되는 단계 로 나아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楊恒叔의 무이지는 퇴계를 비롯한 조선 중기의 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 쳤는데, 현재 중국에서는 일실되었으며, 寒岡 鄭逑가 이를 대본으로 삼아 개편 한 무이지(1~2권, 1책)가 우리나라에 남아 전한다. 무이지는 우리나라 山 志의 전범이 되었으며, 특히 淸凉志는 이 책을 전범으로 삼아 저술되었다. 청량지는 무이산이 주자로 인해 주자학파의 학자들에 의해 聖山으로 존숭 되는 것처럼, 퇴계학파의 학자들이 청량산을 退溪와 관련된 聖山으로 확립하여 聖域化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이 어울려 그 자연환 경에 조응하는 새로운 인문경관을 창조하게 되는데, 청량지는 청량산과 퇴계 학파가 빚어낸 인문경관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저술이다. 퇴계의 시문에 형상화된 청량산의 이미지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정신적 고향으로서 늘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산이다. 둘째, 세상의 번잡함과 구별된 곳으로서 심신을 맑게 정화해 주는 산이다. 셋째, 조용히 학문 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강학처로서 성현을 배우려는 마음을 분발시켜 주는 산이 다. 그리고 이와 같은 청량산의 이미지는 퇴계가 표현한 단어 또는 내용적 의미 로써 요약하여 吾家山・仙山・聖山이라는 말로 구분지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