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황해도 굿에서만 볼 수 있는 도산말명거리의 명칭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신격을 고찰하여 도산말명거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먼저 도산(塗山)의 역할을 규명하고 동시에 말명의 어원을 찾아 말명의 신격을 밝힘과 동시에 이 굿에서 연출되는 ‘방아찧기’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논하고자 한다. 도산은 그 당시 주변국들이 모여서 현안을 논의하는 곳으로 주변국들 간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상호 유익한 결과를 도출하여 제족 간의 화합과 번영을 위하여 함께 모인 장소가 바로 도산이다. 이 도산회의가 후대 신라의 화백제도와 몽골의 쿠릴타이 제도로 발전하였으며, 현재의 국제연합과 같은 기능으로 발전하였다고 볼 수 있다. 도산회의에서 제천의식을 담당한 신녀, 즉 무녀를 만명이라고 불렀으며 변음 되면서 말명이 되었다. 방아찧기의 과정은 도산회의에서 제족간의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고 뜻을 모아 인간에게 유익한 결과를 도출해 내었다는 것을 해학적으로 풍자한 것이다. 방아찧기 재담에서 주고받는 익살스러운 성적 재담은 단순히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그 재담 속에는 음양의 조화와 생산의 장려 그리고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신과 인간의 관계는 김동리 소설의 핵심이며 여신적 인간 창조를 통해 구현된다. 여신적 인간은 인간 내부의 신성을 발현시켜 한계상황을 외재적 신에 의지하지 않고 극복하는 인간이다. 여신적 인간의 초월적 성격은 만유재신론을 기본으로 하고, 외재하는 신을 인정하는 동시에 인간 내부에 잠재된 신성을 강조 하는 김동리의 의도를 보여준다. 박현수의 ‘너머-여기’ 사유에 대한 정리는 이 연구의 주요 대상이 되는 「무녀도」, 「사반의 십자가」, 「등신불」을 분석하는 좋 은 방법이 된다. 소설 「무녀도」의 모화, 「사반의 십자가」의 사반, 「등신불」의 만적은 각각 ‘너머-저기’ 또는 ‘오직-여기’ 사유를 극복하고 ‘너머-여기’ 사유를 실현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유 방식은 동학 인내천 사상과의 연결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논문은 에드워드 영이 『밤의 명상 제 9편』(1745)에서 스피노자와 로크의 사상을 토대로 하여 시적 화자가 자연 세계에 내재하는 신의 존재를 인식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수성의 시대에 살았던 에드워드 영은 이 작품을 통하여 당대의 그 어느 작가보다도 자연 속에 드러나는 신성성에 대한 인간 내면의 경험을 진지하고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그는 그동안 문학 비평 가들이 간과해온 스피노자와 로크의 사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시적 화자가 추상적이고 심오한 종교 문제를 등한시하며 덧없는 이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당대의 지성인을 대표하는 로렌조로 하여금 신성에 대한 인식을 갖도록 역설하는데 중요한 바탕이 된다. 이러한 시적 화자의 의도는 송시(ode) 라는 역동적인 시의 형식을 통하여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의 형태와 더불어 작가는 두 사상가의 이론을 작품에 반영함으로써 불멸의 자연에 드러나는 신의 존재를 인간은 사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에드워드 영은 현실 중심적이고 계산적인 인간의 이성 이외에 신성성을 인지하는 내면의 주관적 경험을 표현함으로써 낭만주의 시의 전초를 알려주고 있다.